일본 장기 체류를 앞둔 한국인들이 현지 도착 전부터 일본 통신서비스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KT의 일본 현지 법인 KT Japan(법인장 박찬범)이 한국에서 일본 전화번호를 미리 신청할 수 있는 알뜰폰(MVNO) 서비스 ‘tt mobile(티티 모바일)’을 출시하면서다.
기존에는 일본에서 휴대전화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현지 도착 후 통신사 가입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본어로 된 신청 절차와 서류 준비, 현지 연락처 확보 등이 초기 정착 과정에서 부담으로 꼽혔다. 특히 일본 전화번호가 은행 계좌 개설이나 본인인증, 각종 서비스 가입 등에 활용된다는 점에서 도착 직후 통신 환경을 갖추는 것이 중요했다.
tt mobile은 이 같은 불편을 겨냥했다. 일본 출국 전 한국에서 여권과 PASS 간편인증을 이용해 가입 신청을 하고 USIM을 받아둔 뒤, 일본에 도착해 개통을 신청하는 방식이다. NTT DOCOMO 망을 통해 일본 전화번호를 사용할 수 있으며, 통신요금 역시 한국에서 발급된 가입자 명의 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 서비스가 일본 장기체류를 준비하는 국내 소비자의 ‘출국 전 준비 수요’를 겨냥한 상품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현지 통신 가입 자체보다 한국어 기반의 사전 신청과 국내 결제, 출국 전 USIM 확보 등을 묶어 초기 정착 과정의 번거로움을 줄인 것이 차별화 요소라는 평가다.
특히 유학이나 워킹홀리데이처럼 출국 시점과 현지 생활 시작 시점이 명확한 소비자에게는 통신 개통을 출국 준비 단계에서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 편의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주재원이나 출장자 역시 일본 현지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연락 수단을 확보할 수 있어 기업 파견 인력의 초기 정착 지원 수단으로 활용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tt mobile의 여권 가입 상품은 크게 ‘워킹홀리데이·유학생 요금제’와 ‘비즈니스 요금제’로 나뉜다. 두 상품 모두 기본 제공 데이터를 소진한 이후에도 최대 200Kbps 속도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워킹홀리데이·유학생 요금제는 만 30세 이하 워킹홀리데이 체류자와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5GB, 10GB, 30GB, 50GB 등 4개 상품으로 구성되며 월 이용료는 1,210엔부터 3,300엔이다.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는 이용량에 따라 별도 과금된다.
비즈니스 요금제는 일본 현지 거래처나 사무소와 통화할 일이 많은 주재원·출장자 등을 겨냥했다. 10GB, 30GB, 50GB 등 3개 상품으로 구성됐으며 일본 국내 통화 무제한 서비스를 기본 제공한다. 월 요금은 2,970엔부터 4,400엔까지다.
출시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오는 12월 31일까지 신청을 완료한 고객에게 국제 유심 배송비 5,500엔을 면제한다.
KT Japan은 일본 현지 거주자를 위한 ‘기본 요금제’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마이넘버 카드를 보유한 고객이 가입할 수 있으며 NTT DOCOMO, KDDI, 소프트뱅크 등 일본 주요 통신사 망 가운데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이번 서비스 출시로 KT Japan의 사업 영역도 기존 기업 대상 통신서비스에서 개인 고객으로 확대된다. KT Japan은 한일 간 국제전용선과 일본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해 온 현지 법인으로, 이번에는 유학생과 워킹홀리데이 체류자, 주재원 등 한국인 장기체류자를 새로운 고객군으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시장에서는 일본을 찾는 한국인 가운데 단기 여행객이 아닌 장기 체류자를 대상으로 통신과 결제, 본인인증 등 초기 생활 인프라를 얼마나 편리하게 연결하느냐가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저렴한 통신요금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한국에서 가입하고 일본에서 바로 사용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MVNO 시장에서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본 현지 MVNO 시장은 가격 경쟁이 치열한 만큼 향후에는 요금 수준뿐 아니라 데이터 제공량, 음성통화 조건, 개통 편의성, 고객지원 등 실제 이용 경험이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특히 장기체류자의 경우 초기 가입 편의성뿐 아니라 체류 기간 동안 안정적인 고객지원이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박찬범 KT Japan 법인장은 “일본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한국인들이 출국 전부터 필요한 통신 환경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일본을 방문하거나 장기 체류하는 한국인을 위한 다양한 통신 서비스를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