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쏘시오홀딩스가 핵심 자회사인 동아제약을 품고 사업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 지주회사와 핵심 사업회사로 분리됐던 경영 구조를 통합해 의사결정 속도와 투자 실행력을 높이고, 동아제약의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헬스케어 사업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23일 이사회를 열고 100% 자회사인 동아제약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의했다. 합병기일은 오는 10월 1일이다.
이번 합병은 합병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소규모 합병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합병 이후에도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주주 구성과 지분율에는 변화가 없다. 회사 측은 향후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합병에 따른 정관 변경과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의 핵심은 지주회사 전환 이후 10여년간 이어온 그룹의 사업 구조를 한 단계 더 진화시키는 데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2013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각 계열사의 사업 전문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 동아제약 역시 박카스를 비롯해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헬스케어 제품, 더마화장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그룹의 대표적인 수익 창출원으로 성장했다.
시장 환경이 달라진 점도 이번 합병의 배경으로 꼽힌다. 국내외 헬스케어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소비자 접점이 강한 브랜드와 유통망, 글로벌 사업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동아제약의 사업 역량을 직접 내재화해 사업과 투자 기능을 하나의 경영 체계 아래에서 유기적으로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사업지주회사 전환으로 그룹 차원의 자원 배분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는 지주회사와 자회사 사이에서 사업 전략과 투자 의사결정이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존속법인의 이사회와 경영진을 중심으로 사업과 투자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일원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성장성이 높은 사업에 자본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동아제약의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그룹의 신규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기존 주력 사업에서 확보한 현금을 신성장동력 발굴과 연구개발, 글로벌 사업 확장 등에 재투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가치 측면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핵심 자회사인 동아제약을 직접 보유하는 구조가 사라지면서 지주회사와 자회사 간 가치 중복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완화될 수 있어서다. 특히 주요 자회사의 상장에 따른 지주사 할인 요인을 줄이고, 사업 실적과 투자 성과가 존속법인의 기업가치에 보다 직접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이 단순한 지배구조 개편을 넘어 동아쏘시오그룹의 성장 전략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통적인 제약사업 중심에서 벗어나 소비자와 직접 접점을 갖는 컨슈머 헬스케어를 글로벌 성장축으로 키우면서, 사업지주회사로서 신규 사업 투자와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합법인은 동아제약이 축적해온 브랜드 경쟁력과 제품 개발 및 유통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커머스 채널을 다변화하고 글로벌 리테일 체인 진입을 확대하는 동시에 브랜드 간 협업과 현지 맞춤형 사업 모델을 적극 활용해 해외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특히 박카스 등 이미 시장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뿐 아니라 성장 가능성이 검증된 컨슈머 헬스케어 제품을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 검증된 브랜드를 해외 유통망에 안착시키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경우 해외 매출 비중을 높이는 동시에 글로벌 사업의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현지 유통망 확보와 브랜드 인지도 제고, 국가별 규제 대응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들과의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소비자 특성에 맞는 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을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가 사업 확장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동아쏘시오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소규모 합병은 지난 2013년 추진했던 지주회사 전환의 성과를 계승하는 동시에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결단"이라며 "통합된 자원과 자본을 바탕으로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확대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동시에 극대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합병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하는 한편 통합법인을 중심으로 사업 경쟁력 강화와 신규 투자, 글로벌 시장 확대를 병행하며 사업지주회사로서의 체질 전환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