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어음·외화자본 활용해 기업금융·모험자본 등 생산적 금융 강화
하나증권이 외화자금 조달 구조를 장기화하고 자본성 재원을 확충하면서 글로벌 투자은행(IB)과 기업금융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반 외화채권에 이어 국내 증권사 최초로 외화 신종자본증권까지 발행하면서 조달수단을 다양화한 데다, 올해 본격화한 발행어음 사업을 통해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공급도 확대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달 30일 3억달러 규모의 미 달러화 표시 외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국내 증권사가 외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발행은 30년 만기에 발행 후 5년이 지나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30NC5’ 구조로 이뤄졌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해당 증권에 ‘BBB’ 신용등급을 부여했다.
수요예측에는 전 세계 120여개 기관투자자가 참여해 발행 예정액의 약 6배인 17억달러의 주문이 들어왔다. 발행금리는 미국 5년물 국채금리에 169bp(1bp=0.01%포인트)를 더한 연 6.50%로 확정됐다. 최초 제시금리보다 30bp 낮은 수준이다.
3년에서 30년까지 외화조달 만기 다변화
이번 발행은 하나증권이 최근 확대하고 있는 외화조달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하나증권은 2024년 첫 해외 공모 한국물 발행을 시작으로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외화자금을 지속적으로 조달해왔다. 지난해 3년 만기 달러채를 발행한 데 이어 올해는 5년물 선순위채와 30년 만기 신종자본증권까지 발행하면서 외화조달 상품과 만기 구조를 넓혔다.
외화사채 규모도 확대됐다. 하나증권의 외화사채는 최근 1년 반 사이 6234억원에서 1조9702억원 규모로 증가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조달하는 자금이 늘어나는 가운데 장기물과 자본성 증권을 활용해 조달구조를 다양화하는 모습이다.
지난해에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서도 3억달러 규모의 달러채를 발행했다. 당시 S&P로부터 ‘A-’ 신용등급을 받았으며 모집액의 11배가 넘는 주문을 확보했다.
이번에는 일반 외화채권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신종자본증권을 선택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외화 유동성 확보와 함께 자본 적정성을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발행어음 1조원 규모…기업금융으로 자금 공급
외화조달 확대와 함께 국내에서는 발행어음 사업도 새로운 자금조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나증권은 올해 1월 발행어음 사업을 시작했으며 6월 말 기준 잔액은 약 1조원 규모로 확대됐다. 조달한 자금은 우량채권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 대출과 벤처투자조합 등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분야에도 공급되고 있다.
사업 조직도 이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기존 IB 1·2부문을 생산적금융부문과 대체금융부문으로 재편하고 기업금융과 주식자본시장(ECM), 인수금융, 사모투자(PE) 등의 역량을 생산적금융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부동산금융 중심의 IB 사업에서 기업금융과 자본시장, 모험자본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한 움직임이다.
자본 확충 기반 글로벌 IB 사업 확대
이번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확보한 자본도 이 같은 사업 확대에 활용할 계획이다.
하나증권은 확보한 자금 여력을 글로벌 IB와 기업금융, 모험자본 공급 등 미래 성장사업과 생산적 금융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일반 외화채권과 발행어음, 자본성 외화증권 등으로 자금조달 수단을 넓히면서 사업별 자금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동시에 기존 부동산금융 자산에 대한 관리도 병행하고 있다. 6월 말 하나증권의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약 5조5000억원 규모로, 회사는 관련 자산의 회수와 건전성 관리를 추진하면서 기업금융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올해 하나증권은 생산적 금융 확대와 비유동자산 관리 역량 강화를 주요 사업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기존 자산에 대한 관리를 이어가는 동시에 신규 자금은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등 실물경제와 연결되는 분야로 공급하는 방향이다.
김정훈 하나증권 FICC부문장은 “국내 증권사 최초로 외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다시 한번 입지를 공고히 다진 만큼 글로벌 투자자들과의 장기적인 관계를 강화해 자본조달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