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대규모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프로젝트를 추가로 확보하며 글로벌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확보한 수주 규모가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선 가운데 연간 목표 달성에도 한층 가까워졌다.
삼성중공업은 8일 아프리카 지역 선주와 약 3조6536억원 규모의 FLNG 건조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설비는 해상 가스전에서 천연가스를 채굴·처리·액화·저장할 수 있는 대형 해양플랜트로, 완공 후 2028년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은 예비 작업 단계부터 진행돼 온 프로젝트를 최종 확정한 것이다. 현재 상부 모듈 제작이 진행 중이며 향후 탑재와 시운전 과정을 거쳐 선주 측에 인도된다.
FLNG는 최근 글로벌 에너지 업계에서 전략적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육상 LNG 플랜트와 비교해 건설 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정치적·지정학적 변수에 따른 영향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에너지 안보가 주요 화두로 떠오르면서 해상 생산설비를 활용한 LNG 개발 프로젝트가 늘어나는 추세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FLNG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는 기존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축적한 설계·생산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차기 프로젝트에 반영하는 '레슨런드(Lessons Learned)' 시스템을 적용해 설비 표준화를 고도화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표준화 전략이 삼성중공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요인으로 보고 있다. 해양플랜트는 프로젝트마다 설계가 달라 공정 관리가 복잡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표준화 수준이 높아질수록 비용 절감과 공기 단축, 품질 향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FLNG는 진입 장벽이 높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사업"이라며 "설계와 건조 경험이 축적될수록 경쟁 우위가 커지는 시장인 만큼 삼성중공업의 수주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중공업은 세계 FLNG 시장에서 가장 많은 실적을 보유한 조선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추진하는 신규 LNG 개발 사업이 늘어나면서 추가 수주 가능성도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중공업의 올해 누적 수주액은 96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수주 실적인 79억달러를 이미 넘어선 규모다. 연간 목표인 139억달러의 약 69%를 채운 상태다.
부문별로는 LNG운반선과 초대형 가스운반선, 컨테이너선, 원유운반선 등 상선 분야에서 52억달러를 확보하며 목표의 90% 이상을 달성했다. 해양 부문 역시 FLNG 2기를 수주해 44억달러의 실적을 기록하며 목표 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