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붕괴 뒤늦은 처방… “시장 무너질 때까지 손 놓은 정부” 책임론 확산
증시 붕괴 뒤늦은 처방… “시장 무너질 때까지 손 놓은 정부” 책임론 확산
  • 김민지
  • 승인 2026.07.3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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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킷브레이커 이틀 연속 발동에도 한 달간 검토만 반복… 야권 “금융당국 무능이 혼란 키워”

국내 증시가 이틀 연속 급락하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진 가운데 정부와 금융당국의 늑장 대응을 둘러싼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시장 불안이 이미 확산된 뒤에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규제 강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사후약방문식 대응”이라는 지적이 정치권과 시장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정부가 그동안 위험 신호를 충분히 감지하고도 실효성 있는 조치를 내놓지 못했다는 비판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주가가 급락하고 개인 투자자 피해가 커지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시장 안정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야권은 이번 증시 혼란의 책임을 금융 정책 라인에 정면으로 돌리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과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을 겨냥해 “레버리지 노답 삼형제”라고 비판하며 경질을 요구했다.

안 의원은 “국가적 비상 상황에서나 등장하는 서킷브레이커가 연이어 발동하고 있는데도 당국은 한 달 넘게 검토만 반복했다”며 “시장의 경고 신호를 외면한 정책 실패”라고 주장했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음에도 금융당국이 즉각적인 관리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투자 위험성이 높은 상품이 개인 투자자들의 집중 매수와 맞물리며 하락장에서 낙폭을 키우는 구조인데도 선제적 대응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도 정부 책임론을 이어갔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증시가 상승할 때는 정부 정책의 성과라고 홍보하더니 폭락장이 오자 글로벌 시장 탓, 투자자 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시장 신뢰를 무너뜨린 책임 있는 해명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윤상현 의원 역시 “올해 들어 서킷브레이커가 반복적으로 작동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개인 투자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며 금융시장 관리 실패를 지적했다.

비판이 커지자 정부는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 강화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투자자의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높이고, 개인별 투자 한도 제한과 긴급 시장 안정 조치 도입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미 불안 심리가 확산된 이후 나온 조치라는 점에서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다. 위험 상품에 대한 관리 필요성이 제기됐던 상황에서 선제적 감독 대신 시장 급락 이후에야 대응책을 마련했다는 비판이다.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후 대책보다 예측 가능한 관리 체계라고 지적한다. 한 금융시장 관계자는 “레버리지 상품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시장 충격을 키울 수 있는 구조적 위험을 사전에 관리하지 못한 것이 문제”라며 “당국이 시장 신뢰를 회복하려면 책임 있는 설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함께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증시 급락에 대해 “주가 급등 이후 조정 과정에서 투자심리 위축과 수급 불안이 낙폭을 확대했다”며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투자자와 정치권에서는 “펀더멘털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시장 불안을 키운 정책 대응 실패부터 돌아봐야 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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