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여의도 한강공원 이벤트광장. 따뜻한 봄 햇살 아래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섰다. 텀블러를 손에 든 시민들 사이로 낯선 듯 익숙한 초록색 트레일러가 시선을 끌었다. 스타벅스 코리아가 처음 선보인 이동형 커피 트레일러 ‘스:벅차’다.
이날은 지구의 날. 현장에서는 서울스프링페스티벌이 한창이었고, 그 중심에서 ‘스:벅차’는 단순한 이벤트 부스를 넘어 하나의 상징처럼 자리 잡고 있었다.
현장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동그란 캐빈 형태의 트레일러였다. 스타벅스 특유의 그린과 화이트 컬러가 적용된 외관은 멀리서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길이 6m의 차량은 생각보다 아담했지만, 내부는 꽤 정교하게 꾸며져 있었다. 에스프레소 머신이 쉼 없이 작동하고, 바리스타들은 매장과 다를 바 없는 손놀림으로 커피를 추출했다.
오후 1시, 행사가 시작되자 개인 컵을 지참한 시민들이 빠르게 몰렸다. “텀블러 가져오길 잘했네요.” 한 시민은 웃으며 커피를 받아 들었다. 이날 현장에서는 선착순 500명에게 아이스 브루드 커피가 제공됐다. 단순한 무료 나눔을 넘어, 친환경 실천을 유도하는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었다.
‘스:벅차’라는 이름도 현장에서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관계자는 “임직원 공모에서 약 300대 1의 경쟁을 뚫고 선정된 이름”이라며 “스타벅스 차량이라는 의미와 함께 ‘벅차오름’의 감정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장 분위기도 그 의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커피 한 잔을 매개로 낯선 사람들 사이에 미묘한 연결감이 형성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이벤트성 차량이 아니다. 스타벅스 코리아가 약 6개월간 준비한 사회공헌 플랫폼이다. 매장 접근이 어려운 도서·산간 지역은 물론, 재난·재해 현장까지 직접 찾아가 커피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매장에서 기다리는 브랜드’에서 ‘직접 찾아가는 브랜드’로의 전환을 상징한다.
현장에서 만난 한 스타벅스 관계자는 “앞으로 군부대, 소방서, 경찰서 등 다양한 현장을 찾아갈 예정”이라며 “커피를 통해 응원과 위로를 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오는 29일에는 강화도 군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에게 커피와 간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프로야구단 SSG 랜더스와 함께하는 ‘스타벅스 데이’ 행사 등 다양한 현장에서도 ‘스:벅차’가 등장할 계획이다. 단순히 커피를 판매하거나 제공하는 것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이동형 경험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행사 종료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줄은 더 길어졌다. 커피를 받은 시민들은 트레일러 앞에서 사진을 찍거나, 서로의 텀블러를 구경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커피 한 잔이 만들어낸 풍경이었다.
이날 여의도에서 시작된 작은 실험은 단순한 신제품 출시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공간’에 묶여 있던 브랜드 경험이 ‘이동’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다. 커피가 사람을 찾아가는 시대, 그 첫 장면이 바로 이곳 한강공원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