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HBM5부터 ‘2나노 GAA’ 승부수… AI 메모리 초격차 정조준
삼성전자, HBM5부터 ‘2나노 GAA’ 승부수… AI 메모리 초격차 정조준
  • 정소연
  • 승인 2026.07.2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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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4·HBM4E 이어 차세대 베이스 다이 최선단 공정 적용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 시너지로 고객 확보 전략 방침
구자흠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기술개발실장(부사장)/ 삼성전자 제공
구자흠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기술개발실장(부사장)/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기술 경쟁의 무대를 한 단계 앞당긴다. HBM5 베이스 다이에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2나노 공정을 선제적으로 적용해 성능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메모리부터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까지 아우르는 종합 반도체 역량을 앞세워 인공지능(AI) 인프라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HBM 시장의 경쟁 기준이 단순한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을 넘어 전체 시스템의 전력 효율과 발열, 수율, 고객 맞춤형 설계 능력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차세대 제품에서 ‘베이스 다이’ 기술을 핵심 승부처로 낙점한 것이다.

구자흠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기술개발실장(부사장)은 27일 삼성전자 뉴스룸을 통해 HBM5의 베이스 다이에 GAA 구조를 활용한 2나노 공정을 적용하고, 더욱 높은 집적도의 실리콘관통전극(TSV)을 구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BM5는 직전 세대인 HBM4E보다 동작 속도를 약 50% 이상 높이는 것이 요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베이스 다이에 최선단 공정을 도입해 고속 데이터 처리뿐 아니라 전력 효율 개선까지 동시에 노린다는 구상이다.

HBM은 여러 개의 메모리 코어 다이를 수직으로 쌓고 하단의 베이스 다이를 통해 외부 프로세서와 데이터를 연결하는 구조다. 특히 HBM4 세대부터 베이스 다이에 로직 파운드리 공정이 적용되면서 이 영역이 HBM 전체 성능과 전력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삼성전자는 HBM4에 4나노 로직 베이스 다이를 적용한 데 이어 HBM4E에서도 같은 기반을 활용해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한 데 이어 5월에는 12단 HBM4E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며 차세대 제품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HBM4E는 최대 16Gbps의 속도와 스택당 최대 3.6TB/s의 대역폭을 목표로 하며, 전 세대 대비 에너지 효율과 열 특성도 개선됐다.

삼성전자가 HBM5에서 2나노 GAA를 택한 것은 AI 연산량 증가에 따른 ‘전력 효율’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AI 모델이 고도화되고 데이터센터에 투입되는 GPU와 AI 가속기가 늘어날수록 메모리의 데이터 처리 속도뿐 아니라 전력 소모와 발열 관리가 시스템 성능을 결정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2나노 GAA 공정은 트랜지스터의 전류 제어력을 높이고 성능과 전력 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이미 GAA 기반 선단 공정을 양산에 적용해왔으며, 2나노 공정을 AI·고성능컴퓨팅(HPC)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으로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또 다른 경쟁력은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HBM의 코어 다이는 메모리 사업에서, 베이스 다이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각각 생산한 뒤 이를 패키징해 완제품으로 공급할 수 있다. 설계 단계부터 메모리와 파운드리 조직이 협업하면 속도와 전력, 발열, 수율을 함께 고려한 최적화가 가능하고 제품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 같은 ‘턴키’ 전략은 AI 반도체 고객사 확보 경쟁에서도 중요한 무기가 될 전망이다. AI 가속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고객사들은 개별 반도체 부품보다 메모리와 로직, 패키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최적화할 수 있는 공급망을 선호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을 함께 제공할 수 있는 종합 반도체 역량을 기반으로 고객사의 AI 인프라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제품 성능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GTC 2026에서도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을 아우르는 ‘토털 AI 솔루션’ 역량을 강조한 바 있다.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AI와 HPC 고객을 중심으로 선단 공정 수요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2세대 2나노 공정 생산 확대와 AI·HPC 고객을 대상으로 한 고성능 제품 생산 계획을 제시하며 선단 공정 고객 기반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HBM5가 삼성전자의 AI 반도체 경쟁력을 가늠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HBM 시장이 고성능 제품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메모리 제조 기술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지고, 베이스 다이 설계와 최선단 파운드리 공정, TSV 집적도, 첨단 패키징을 얼마나 유기적으로 결합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삼성전자가 HBM5부터 2나노 GAA 공정을 선제적으로 적용할 경우 향후 AI 가속기의 고속화와 전력 효율 개선 요구에 대응하는 동시에 파운드리 선단 공정의 활용처를 확대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반면 최선단 공정 적용에 따른 수율 확보와 원가 경쟁력, 고객사 인증 등은 실제 양산 단계에서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HBM4에서 확보한 양산 경험을 기반으로 HBM4E와 HBM5로 기술 로드맵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HBM4E는 이미 글로벌 고객사 샘플 공급이 시작됐으며, 삼성전자는 고객 일정에 맞춰 양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차세대 HBM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2나노 GAA와 턴키 솔루션을 앞세워 AI 메모리 시장에서 기술 주도권을 어디까지 확대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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