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일본 바이오산업의 심장부로 불리는 고베에서 유망 스타트업 발굴에 나선다. 단순한 투자나 기술 제휴를 넘어 일본의 기초연구 역량과 셀트리온의 글로벌 사업화 경험을 결합해 차세대 바이오 기업을 직접 육성하는 새로운 한일 협력 모델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일본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인 고베 바이오메디컬 혁신 클러스터(KBIC)와 손잡고 ‘2026 KBIC-셀트리온 글로벌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한다.
이번 사업은 셀트리온이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일본 바이오 클러스터와 공동 기획·운영하는 민관 협력형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이다. 기술력을 갖춘 일본 스타트업을 발굴해 연구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화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양측은 이날 도쿄 LINK-J 사옥에서 오프라인 설명회를 열고 프로그램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기술 찾기’에서 ‘기업 키우기’로… 셀트리온 오픈 이노베이션 확장
셀트리온이 이번 프로그램에서 주목하는 분야는 항체와 펩타이드, 저분자화합물, 항노화 등이다. 셀트리온의 기술 수요와 연결될 가능성이 있는 혁신 바이오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참가 기업 모집은 이달부터 12월까지 진행된다. 서류와 발표 심사를 거쳐 내년 3월 최종 2개 기업을 선정하며, 선정된 기업은 2027년 한 해 동안 맞춤형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특히 셀트리온은 일반적인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과 차별화하기 위해 의약품 개발 전 과정을 지원한다. 20여 년간 축적한 신약 및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개발부터 인허가, 생산, 글로벌 상업화에 이르는 과정에서 멘토링과 기술 자문을 제공할 예정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산학협력 기관, 벤처캐피털(VC) 등과 구축한 네트워크도 활용한다. 기술은 있지만 사업화 경험이 부족한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연결고리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고베의 연구 인프라에 셀트리온의 사업화 노하우 결합
KBIC 역시 스타트업별 맞춤형 육성에 힘을 보탠다. 운영기관인 고베의료산업도시추진기구(FBRI)를 중심으로 연구개발과 특허·지식재산권, 투자 유치, 사업 전략 등 분야별 전문가를 기업과 연결해 실무형 컨설팅을 제공한다.
투자 유치를 위한 기회도 마련한다. 양측은 국내 투자기관과의 1대1 미팅과 데모데이 등을 통해 선정 기업이 투자자와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셀트리온과 스타트업 간 공동연구 가능성도 열어뒀다. 유망 기술을 발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동 연구를 통한 차세대 파이프라인 확보 등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협력 모델을 만들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협력은 셀트리온이 일본에서 수년간 구축해 온 오픈 이노베이션 네트워크의 연장선상에 있다. 셀트리온은 2023년부터 KBIC의 KLSAP 프로그램에 기획 단계부터 참여했으며, 고베 거점 오피스를 기반으로 일본 바이오 생태계와 접점을 넓혀왔다.
LINK-J와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등과의 네트워킹을 비롯해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프로그램 참여를 지원하는 등 한일 바이오 기업 간 교류에도 힘을 쏟아왔다.
셀트리온은 앞으로 일본의 탄탄한 기초연구 역량과 자사의 글로벌 임상·허가·생산·판매 경험을 결합하면 상당한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국내 바이오기업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이 일본으로 확장되는 동시에, 일본 스타트업에는 글로벌 사업화의 새로운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