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공모가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며 흥행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 대형 투자기관들이 공모 물량을 웃도는 매수 의향을 나타내면서 AI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SK하이닉스의 성장 가능성에 다시 한번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SK하이닉스 ADR 공모는 모집 물량을 크게 웃도는 수요가 몰리며 '수배(multiple times)' 수준의 초과청약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 공모가격은 뉴욕 현지시간 기준 9일 결정될 예정이다.
공모를 앞두고 열린 글로벌 투자설명회(IR)에는 약 1,000개 기관투자자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장기 투자 성향을 가진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기술주 전문 투자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AI 산업 확대와 함께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경쟁력이 투자 심리를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AI 반도체 생태계에서 핵심 공급업체로 자리매김한 만큼 장기 성장성이 높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번 공모에는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 파트너스(Situational Awareness Partners), 베일리 기포드(Baillie Gifford), 코튜매니지먼트(Coatue Management) 등 글로벌 대형 투자사들이 총 70억달러 규모의 매수 의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트오크캐피털의 노리 치우 투자 담당 이사는 "미국 투자자 입장에서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은 여전히 희소성이 높은 투자 대상"이라며 "AI 시대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라는 점이 강한 투자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공모 과정에서 반도체 업종 전반의 주가 변동성은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달 들어 약 17% 하락했으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ADR 환산 기준가격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당초 약 290억달러로 예상됐던 공모 규모가 280억달러 안팎으로 조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메타플랫폼스가 AI 연산 인프라를 외부 기업에 제공하는 클라우드 사업 확대 계획을 밝히면서 AI 기업들의 자체 서버 투자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이에 따라 HBM 수요 증가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이번 ADR 공모 흥행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생성형 AI 시장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HBM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견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미국 자본시장에서 투자 기반을 넓히게 되면 글로벌 투자자 접근성이 높아지고 기업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초과청약이 단순한 공모 흥행을 넘어 글로벌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의 기술 경쟁력과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한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인지도를 확대하고 안정적인 해외 투자 기반을 확보할 경우 향후 글로벌 자본시장 내 위상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