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이 최근 국내 증시의 과열 여부를 판단할 핵심 기준으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격차를 제시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기대감 속에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등하고 있지만, 실적보다 기대감이 과도하게 앞설 경우 시장 과열 신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재 국내 증시는 기업 실적 개선 흐름을 바탕으로 상승하고 있다”면서도 “향후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이 삼성전자를 넘어서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시장 과열 여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과거 미국 닷컴버블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2000년 당시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Cisco Systems는 폭발적인 기술주 랠리 속에 Microsoft와 General Electric를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실제 이익 규모는 경쟁 기업 대비 크지 않았고, 이후 IT버블 붕괴와 함께 급락세를 맞았다는 설명이다.
하나증권은 현재 국내 반도체 업종이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AI 메모리 수요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성장으로 실적 개선이 동반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하나증권은 삼성전자의 이익 규모가 당분간 SK하이닉스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2026년과 2027년 예상 순이익 기준에서도 삼성전자가 우위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현재 반도체 중심의 코스피 상승을 단순 버블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SK하이닉스의 가파른 주가 상승 배경으로 AI 서버 투자 확대와 HBM 경쟁력을 꼽는다. 엔비디아 공급망 핵심 기업으로 자리 잡으면서 글로벌 투자 자금이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 부진과 메모리 업황 회복 속도 차이로 상대적으로 주가 상승 탄력이 제한된 상태다.
다만 증권가는 특정 종목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경우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육박한다. 반도체 업종 실적이 증시를 견인하고 있지만, 동시에 시장 집중도 리스크 역시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한편 하나증권은 국내 증시 전망도 상향 조정했다. 코스피 목표 상단을 기존보다 큰 폭으로 높이며 AI 산업 성장과 반도체 업황 회복세가 국내 증시 재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