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의 아버지' 김정호 KAIST 교수, “영업이익 절반은 미래 기술·인프라에 재투자해야”
'HBM의 아버지' 김정호 KAIST 교수, “영업이익 절반은 미래 기술·인프라에 재투자해야”
  • 정연진
  • 승인 2026.05.1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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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엔 메모리가 국가 경쟁력… 반도체 초격차 유지하려면 공격적 투자 필요”
KAIST 김정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반도체 업계를 향해 “지금 수준의 투자로는 글로벌 주도권을 지키기 어렵다”며 강한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사진은 지난해 한 시상식에서 김 교수가 수상하는 모습/ KAIST 제공
KAIST 김정호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반도체 업계를 향해 “지금 수준의 투자로는 글로벌 주도권을 지키기 어렵다”며 강한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사진은 지난해 한 시상식에서 김 교수가 수상하는 모습/ KAIST 제공

'HBM의 아버지'로 불리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정호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가 국내 반도체 업계를 향해 “지금 수준의 투자로는 글로벌 주도권을 지키기 어렵다”며 강한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메모리 반도체 산업 구조 자체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기술 개발과 생산능력 확대를 공격적으로 추진하지 않으면 미국과 중국 기업들의 추격을 허용할 수 있다는 경고다.

김 교수는 13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메모리는 더 이상 단순 부품 산업이 아니다”라며 “국가 경쟁력과 산업 패권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 자산으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투자 속도가 늦어지면 미국의 마이크론이나 샌디스크, 중국 메모리 업체들과의 격차가 빠르게 좁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지금이 미래 경쟁력 확보의 적기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AI 서비스가 추론과 개인화 중심으로 진화하면 메모리 수요는 지금보다 훨씬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현재의 수익을 단기 성과로 소비할 것이 아니라 향후 10~20년을 위한 기술 투자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 올해 영업이익의 절반은 미래를 위한 투자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HBM4 세대부터는 메모리 산업 경쟁 방식 자체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 교수는 “이제 HBM은 단순 저장장치가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기능까지 수행하게 된다”며 “베이스다이에 GPU 일부 기능이 들어가고 메모리 간 통신 기능까지 탑재되면서 시스템 통합 역량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곧 메모리 기업 간 경쟁이 단순 D램 성능 경쟁을 넘어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 AI 반도체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기술 경쟁’으로 확대된다는 의미다. 김 교수는 AI 시대 도래로 메모리 산업의 전통적인 ‘호황·불황 사이클’도 사실상 무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존에는 경기 흐름에 따라 메모리 가격과 수요가 반복적으로 움직였지만, 앞으로는 AI 서비스 확산으로 상시적인 수요 증가 구조가 형성될 것이란 설명이다.

최근 불거진 반도체 업계의 성과급 논란과 관련해서도 장기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우수 인재에 대한 보상은 당연히 중요하지만, 기술 개발과 생산시설 투자 역시 지속적으로 병행돼야 한다”며 “장기적인 재투자와 인재 육성이 결국 기업 경쟁력과 더 큰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교수는 20여년 이상 메모리 반도체를 연구하면서 HBM의 기본 구조를 창안한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HBM 개념 정립과 상용화 설계에도 직접 참여해 'HBM의 아버지'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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