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AI 시대 ‘문자’ 다시 설계한다… RCS를 AI 승인 채널로
SKT, AI 시대 ‘문자’ 다시 설계한다… RCS를 AI 승인 채널로
  • 정소연
  • 승인 2026.09.15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I가 실행하고 사람은 최종 확인… 거래·결제 단계서 이용자 통제권 강화
글로벌 통신·빅테크 16개사 서울 집결… AI와 메시징 결합 논의
SK텔레콤이 15일부터 18일까지 서울 SKT 타워에서 GSMA RCS 그룹 대면 표준화 회의를 개최한다/ SKT 제공
SK텔레콤이 15일부터 18일까지 서울 SKT 타워에서 GSMA RCS 그룹 대면 표준화 회의를 개최한다/ SKT 제공

인공지능(AI)이 사람을 대신해 상품을 검색하고 예약하거나 결제까지 처리하는 시대가 가까워지면서 모바일 메시징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사람끼리 대화를 주고받는 수단을 넘어 AI가 수행한 업무를 사용자가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승인하는 ‘신뢰 채널’로 메시지가 활용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SK텔레콤이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해 RCS를 AI 에이전트와 이용자를 연결하는 새로운 접점으로 제시한다.

SK텔레콤은 15일부터 18일까지 서울 SK텔레콤 타워에서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RCS 그룹 대면 표준화 회의를 개최하고 AI와 메시징 서비스의 결합 방안을 논의한다.

이번 회의에는 AT&T, T모바일, 보다폰, 오렌지 등 글로벌 통신사를 비롯해 애플, 구글, 삼성전자 등 16개 기업과 GSMA 사무국 관계자 33명이 참여한다.

특히 올해 회의에서는 기존 RCS 표준 논의와 별도로 AI를 주제로 한 특별 세션이 마련된다. SK텔레콤이 GSMA에 AI 관련 의제를 제안하면서 17일 ‘AI and the Evolution of Messaging’을 주제로 한 세션이 진행된다.

논의의 초점은 AI가 메시징 서비스와 결합했을 때 이용자의 신뢰와 통제권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맞춰진다. AI 에이전트의 업무 범위가 단순 정보 제공에서 실제 거래와 실행으로 확대될수록 ‘누가 무엇을 언제 승인했는가’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장치가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이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RCS를 활용한 ‘AI Agent Approval over RCS’를 표준 안건으로 제안했다.

구상은 간단하다. AI 에이전트가 이용자를 대신해 상품을 고르거나 예약을 준비한 뒤 실제 결제나 실행에 들어가기 전 RCS 메시지로 이용자에게 승인 여부를 묻는 방식이다. 이용자는 주문 내역이나 결제 금액 등을 확인한 후 직접 승인할 수 있다.

기존 AI 서비스 내부에서 모든 확인과 승인이 이뤄지는 방식과 달리 별도의 메시징 채널을 이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AI가 업무를 대신하는 편리함은 유지하면서 최종 결정권은 사용자에게 남겨두는 구조다.

RCS의 기업 인증 기능도 이 과정에서 활용될 수 있다. 사전에 등록·검증된 기업만 기업명과 로고를 표시할 수 있어 사용자가 승인 요청을 보낸 주체를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상품 이미지나 승인 버튼을 메시지 안에 함께 표시할 수 있고, 승인 요청과 결과가 스마트폰 기본 메시지 앱에 남는다는 점도 장점으로 제시됐다.

업계에서는 AI 에이전트가 금융·쇼핑·예약 등 실생활 업무를 직접 처리하게 될수록 ‘AI가 얼마나 똑똑한가’뿐 아니라 ‘사용자가 AI의 행동을 얼마나 안전하게 통제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AI 서비스가 서로 다른 승인 방식과 화면을 제공할 경우 사용자가 정상적인 요청과 비정상적인 요청을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 반면 통신사가 제공하는 표준 메시징 환경을 승인 채널로 활용하면 서비스 사업자와 관계없이 일정한 사용자 경험을 구축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AI를 이용한 스팸과 사칭 메시지가 늘어날 가능성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이번 특별 세션에서는 AI를 활용한 비즈니스 메시징 스팸 대응과 기업 등록 절차 개선, AI 서비스에 대한 신뢰 및 이용자 통제 문제도 함께 다뤄진다.

SK텔레콤은 그동안 국내에서 RCS 서비스를 운영하며 실제 이용 환경에서 필요한 기능을 글로벌 표준에 반영해 왔다.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GSMA 회의에서 제안한 메시지 서식 표현 기능은 올해 초 RCS 유니버설 프로파일 4.0 규격에 포함됐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SK텔레콤은 RCS 표준화 논의의 범위를 AI 영역까지 넓히고 글로벌 통신사와 제조사, 메시징 사업자와의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통신사의 역할 변화와도 연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 통신사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제공했다면, AI 시대에는 사람과 AI 에이전트, 기업과 AI 에이전트 사이의 거래를 안전하게 연결하는 인프라가 새로운 영역으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메시징이 AI 시대에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한 대화 기능을 넘어 ‘확인·인증·승인’이라는 신뢰 기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Independent journalism on technology, industry and the forces reshaping Korea and the world.
  • Korea IT Times Co., Ltd. | 34 Gukjegeumyung-ro 8-gil, Yeongdeungpo-gu, Seoul, Republic of Korea
  • Business Registration No. 206-86-32195
  • Tel. +82-2-578-0434 | 010-2442-9446 | info@koreaittimes.com
  • Publisher & Editor-in-Chief: Younsoo Chung | Youth Protection Manager: Choul-woong Yeon
  • ©2004–2026 Korea IT Times.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