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실제 선로에 들어가지 않고도 철도 작업 현장의 위험을 체험하고 대응 방법을 익힐 수 있는 AI 기반 가상훈련 시스템 개발에 나선다. 실제 사고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반복적인 실습을 가능하게 해 철도 작업자의 안전 역량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레일은 ‘인공지능(AI) 기반 선로작업 실습 시뮬레이터’ 개발에 착수했다.
이번 사업은 정부가 AI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하는 ‘AI 응용제품 신속상용화 지원사업’ 국토·교통 분야 과제로 선정됐다. 코레일은 한남대학교, ㈜와이엠엑스와 함께 오는 2027년까지 시뮬레이터 개발과 실증을 완료하고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총사업비는 40억7000만원이며 이 가운데 정부지원금은 28억5000만원이다. 사업 기간은 2026년 7월부터 2027년 12월까지 총 18개월이다.
이번 시뮬레이터의 핵심은 실제 철도 현장을 디지털 공간에 옮겨놓는 것이다. AI와 가상현실(VR), 디지털트윈 기술을 결합해 선로와 시설물은 물론 주변 지형까지 실제와 유사하게 구현하고, 작업자는 선로에 직접 들어가지 않고도 작업 준비부터 종료까지 전체 과정을 반복해서 훈련할 수 있다.
기존 안전교육이 영상이나 이론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이번 시스템은 작업자가 가상환경에서 직접 움직이며 위험 상황을 경험하는 방식으로 설계된다. 실제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안전한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체험하면서 현장 대응 능력과 작업 숙련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AI 기술을 활용해 철도 현장에서 발생하는 위험 요소를 보다 현실적으로 구현한다. AI 물리엔진을 적용해 열차 운행에 따른 풍압이나 전차선 주변의 감전 위험 범위 등 실제 작업자가 주의해야 하는 위험 요소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작업자의 역할과 작업 구간에 따라 서로 다른 상황을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작업자별로 필요한 안전 절차를 반복 훈련하고 다양한 돌발 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성할 예정이다.
AI 기반 ‘가상 교관’도 도입한다. AI 에이전트가 교육 과정에서 작업자의 움직임과 행동을 분석하고 위험한 행동이 감지되면 실시간으로 이를 알려준다. 단순히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는 것을 넘어 올바른 작업 방법을 제안하는 대화형 코칭 기능을 통해 개인별 맞춤형 안전교육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교육 대상도 넓힌다. 코레일 직원뿐만 아니라 선로 작업에 참여하는 협력사 관계자까지 교육 범위에 포함해 철도 현장 전반의 안전 수준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철도 안전교육에 AI와 디지털트윈을 결합한 이번 프로젝트가 사고 예방 중심의 교육 체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선로 작업은 실제 현장에서 충분한 반복 훈련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특성이 있는 만큼, 가상환경에서 다양한 위험 상황을 반복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가 현장 안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AI가 교육생의 행동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위험 요소를 자동으로 찾아내는 방식이 적용되면 교육생마다 다른 취약점을 파악하고 맞춤형 훈련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코레일은 개발 및 실증 과정에서 확보한 기술과 초실감형 교육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향후 전국 철도 현장에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실제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 철도 작업자의 안전 대응 능력을 체계적으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양태훈 코레일 철도연구원장은 “현장의 위험 요소를 디지털 공간에서 안전하게 반복 체험하고 대응 방법을 익히는 것이 이번 개발의 핵심”이라며 “AI와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한 실습 교육으로 선로 작업자의 안전 역량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