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영상 AI 국가 인프라 ⑤] 뇌졸중 AI, 영상 분석을 치료와 환자 회복으로 연결한다
[의료영상 AI 국가 인프라 ⑤] 뇌졸중 AI, 영상 분석을 치료와 환자 회복으로 연결한다
  • 연철웅
  • 승인 2026.10.03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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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엘케이, 영상 분석 성능·다제품 인허가 확보…해외 실사용 근거는 제한적

비즈닷에이아이·래피드AI·브레이노믹스, 병원 간 알림과 치료 조정시장 선점

탐지 정확도와 함께 전원·혈전제거술 시간과 90일 기능 회복 평가해야

 

연재 순서

 

뇌졸중 AI는 CT와 MRI에서 뇌출혈과 혈관폐색이 의심되는 영상을 우선 분류한다. 의료진 확인과 병원 간 전원, 혈전제거술을 앞당겨 환자의 기능 회복으로 연결할 때 임상적 가치가 확인된다. 일러스트레이션=Korea IT Times  

 

취재·글 | 연철웅·정연진 기자


뇌졸중 의료영상 인공지능(AI)의 임상 가치는 병변 탐지 정확도와 함께 치료 개시시간과 환자의 회복으로 평가해야 한다. AI가 뇌출혈이나 대혈관폐색을 빠르게 표시해도 의료진이 결과를 늦게 확인하거나 병원 간 전원과 혈전제거술이 지연되면 환자가 얻는 효과는 제한된다.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는 응급실 도착 후 비조영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뇌출혈 여부를 확인하고, CT혈관조영술(CTA)로 막힌 혈관을 찾는다. 필요한 경우 CT관류영상(CTP)이나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이미 손상된 뇌조직과 치료로 살릴 수 있는 영역을 평가한다. 대혈관폐색이 확인되면 혈전제거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환자를 옮기거나 시술팀을 호출해야 한다.

AI는 이 과정에서 응급영상을 우선 분류하고 병변의 위치와 부피를 계산하며 의료진에게 알림을 보낸다. 제품을 평가하려면 영상 분석, 규제 진입, 진료과정 통합, 환자 결과를 구분해서 확인해야 한다. 허가 제품 수와 설치 병원 수는 시장 진입을 보여주지만 치료시간과 90일 기능 회복을 입증하지는 않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UCLA)의 제프리 세이버(Jeffrey Saver) 교수 연구진이 5개 무작위시험의 환자 1287명을 분석한 결과, 증상 발생부터 혈전제거술까지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90일 후 장애를 줄이는 치료 효과가 낮아졌다. 증상 발생 3시간 시점에 혈전제거술을 시작했을 때 낮은 장애점수를 얻을 절대적 가능성의 차이는 39.2%였지만 6시간에는 30.2%, 8시간에는 15.7%로 줄었다. 뇌졸중 AI도 영상 처리시간과 함께 재관류 치료를 실제로 얼마나 앞당겼는지 평가해야 한다.

제이엘케이와 해외 기업, 같은 기준으로 비교해야 한다

국내 제이엘케이(JLK)는 CT와 CTA, CTP, MRI를 분석하는 12개 뇌졸중 솔루션을 ‘메디허브 스트로크(MEDIHUB STROKE)’로 구성했다. 뇌출혈 탐지와 대혈관폐색 선별, 뇌관류 분석, 급성 뇌경색 병변 측정 등을 제품별로 제공한다.

회사가 2026년 3월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JLK-LVO, JLK-CTP, JLK-PWI, JLK-ICH, JLK-SDH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510(k) 허가를 받았다. JLK-DWI를 포함한 7개 제품은 일본 의료기기 심사 절차를 통과했다. 국내에서는 MRI 확산강조영상으로 뇌경색 병변을 분석하는 JLK-DWI가 혁신의료기술 비급여 사용 경로에 진입했다.

이 실적은 미국과 일본에서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규제 절차를 통과했다는 의미다. FDA 510(k)는 기존 기기와의 실질적 동등성을 확인하는 시판 전 절차이며 경쟁 제품보다 임상적으로 우수하다는 판정은 아니다. 여러 제품의 허가를 받았다는 사실도 제품들이 병원에서 하나의 진료과정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입증하지는 않는다.
제이엘케이의 영상 분석 성능은 국내 연구에서 확인됐다. 환자 59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다기관 연구에서 JLK-LVO의 대혈관폐색 탐지 민감도는 85.8%, 특이도는 96.9%였다. 초기 경력 의사들이 AI를 함께 사용했을 때 탐지 민감도도 높아졌다.

2026년 국내 실사용 비교연구에서는 뇌졸중 의심 환자 176명의 영상을 JLK-LVO와 미국 래피드AI(RapidAI)의 RAPID CTA로 분석했다. 두 제품의 수신자조작특성곡선 아래 면적(AUROC)은 모두 0.93이었다. 민감도를 83%로 맞춘 분석에서 특이도는 JLK-LVO가 96%, RAPID CTA가 89%였다.

이 결과만으로 제이엘케이가 RAPID CTA보다 우수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환자 176명을 한 곳의 뇌졸중센터에서 후향적으로 분석했고 제이엘케이 연구원이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두 제품 모두 심한 뇌혈관 협착을 폐색으로 잘못 판단하고, 측부혈류가 발달한 원위부 폐색을 놓치는 사례가 확인됐다.

MRI 확산강조영상 연구에서는 환자 414명의 JLK-DWI와 RAPID MRI 분석 결과를 의료진의 수동 측정값과 비교했다. RAPID MRI는 61.4%에서 병변을 탐지하지 못했고 JLK-DWI의 미탐지율은 1.9%였다. 두 제품이 계산한 뇌경색 부피는 수동 측정값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해당 연구에서는 JLK-DWI가 작은 병변을 탐지하는 데 유리한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특정 버전의 두 제품을 비교한 연구이며 제이엘케이 관계자가 연구에 참여했다. 병변을 더 많이 찾은 결과가 혈전용해제 투여나 혈전제거술 결정, 90일 기능 회복을 개선했는지는 평가하지 않았다.

CT관류영상 연구는 제품별 분석값을 그대로 치료 결정에 사용하기 어려운 이유를 보여준다. 국내 환자 327명을 대상으로 JLK-CTP와 RAPID를 비교한 결과, 두 제품이 계산한 허혈성 중심부와 저관류 영역에 차이가 나타났다. 두 제품 모두 실제 손상 부피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작은 뇌경색에서는 초기 추적 MRI와의 일치도가 낮았다.

허혈성 중심부가 실제보다 크게 계산되면 치료 가능성이 있는 환자가 혈전제거술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의료진은 AI 수치와 원영상, 신경학적 상태, 증상 발생 시각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제이엘케이가 2026년 미국 허가를 받은 JLK-NCCT는 비조영 CT에서 뇌출혈과 대혈관폐색 의심 사례를 찾아 모바일로 알린다. FDA 문서는 이 제품을 진단기기가 아닌 우선순위 분류와 알림 도구로 규정한다. 음성 결과만으로 질환을 배제할 수 없으며 표준 진료에 따라 CTA나 MRA를 시행해야 한다.

제이엘케이는 여러 영상검사를 분석하는 제품군과 일부 직접 비교연구, 미국과 일본의 인허가 실적을 확보했다. 공개된 연구는 주로 병변 탐지와 부피 측정에 집중돼 있다. 실제 사용기관 수와 의료진 사용률, 알림 확인시간, 전원시간, 재촬영률, 혈전제거술 개시시간과 90일 기능 회복을 종합한 다기관 자료는 공개 범위가 제한적이다.

미국 비즈닷에이아이(Viz.ai)는 대혈관폐색 의심 영상을 찾아 모바일로 알리고, 지역병원과 혈전제거술 시행 병원이 영상과 환자정보를 공유하도록 지원한다. 미국 래피드AI는 대혈관폐색 탐지와 뇌관류 분석, 전원 의사결정을 연결한다. 영국 브레이노믹스(Brainomix)는 비조영 CT와 CTA, CTP 분석 제품군을 유럽 의료기관에 공급한다.

제이엘케이는 CT와 MRI를 포함한 영상 분석 제품의 범위가 넓다. 비즈닷에이아이와 래피드AI는 병원 간 모바일 협업과 전원체계에 관한 연구를 더 많이 축적했고, 브레이노믹스는 유럽 의료체계와 국가 단위 사업에서 사용 경험을 넓혀 왔다. 제이엘케이는 해외 선도기업과 비교할 수 있는 영상 분석 기술과 규제 진입 기반을 확보했지만, 해외 병원 운영과 환자 결과에 관한 공개 근거는 상대적으로 적다.

치료시간 단축이 90일 기능 회복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

2026년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에서 뇌졸중 AI 도입은 응급실 도착부터 혈전제거술을 위한 대퇴동맥 천자까지의 시간을 평균 17.12분 단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첫 혈전제거 시도까지는 26.55분, 다른 병원으로 환자를 옮기기까지는 36.8분 줄었다. 연구진은 AI가 뇌졸중 진료시간을 단축할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무작위 대조시험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시간 단축이 장기적인 회복 개선으로 일관되게 이어졌다는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 다른 메타분석에서는 AI 도입 후 대퇴동맥 천자와 재관류까지 걸린 시간이 줄었지만, 90일 후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환자의 비율은 기존 진료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사망률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실사용 연구는 AI 도입 전후를 비교한 관찰연구다. 같은 기간 병원은 응급실 절차와 영상검사 기준, 전원 규칙, 의료진 교육을 함께 변경할 수 있다. 알고리즘과 병원 운영 개선이 치료시간 단축에 각각 얼마나 기여했는지 분리하기 어렵다.

스위스에서 진행된 전향적 다기관 연구에서도 AI 도입 후 영상 촬영부터 전원 요청까지 걸린 시간이 약 7분 줄고, 응급실 도착부터 대퇴동맥 천자까지는 약 31분 단축됐다. 지역병원의 CTA 시행률은 28%에서 81%로 높아졌고 상급병원의 재촬영률은 79%에서 42%로 낮아졌다.

그러나 연구의 1차 평가항목인 환자 도착부터 전원 요청까지의 시간은 유의하게 개선되지 않았다. AI가 전원 결정을 단독으로 앞당겼다고 보기 어렵다. 지역병원의 CTA 확대와 재촬영 감소, 병원 간 업무절차 변경이 치료시간 단축에 함께 작용했다.

미국영상의학회(ACR)와 의료영상정보학회(SIIM)의 첫 의료영상 AI 실무지침 작성위원장을 맡은 펜실베이니아대 테사 쿡(Tessa Cook) 교수는 이 지침이 AI의 선정부터 성능감시와 지속적인 품질개선까지 의료기관이 따라야 할 절차를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료기관이 빠르게 변하는 AI를 임상에 적용하려면 도입과 사용, 업데이트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준은 제이엘케이와 해외 기업에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 허가 당시의 정확도가 높더라도 환자 구성과 촬영장비, 영상 프로토콜이 달라지면 병원별 성능도 달라질 수 있다. 의료기관은 도입 전 현지 데이터로 제품을 시험하고, 사용 중에는 위양성·위음성과 처리시간, 버전 변경에 따른 성능을 계속 확인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와 지역병원의 전원체계가 AI의 효과를 결정한다. 지역병원에서 대혈관폐색 알림을 받아도 구급차와 병상, 시술팀을 확보하지 못하면 치료는 빨라지지 않는다. 도입 병원 수와 분석 건수보다 경고 확인시간, 전원 수락시간, 재촬영률, 혈전제거술 시행률을 공개해야 한다.

환자의 회복은 90일 수정랭킨척도(mRS)로 평가할 수 있다. 이 척도는 뇌졸중 이후 장애 정도를 0에서 6까지 구분한다. 0은 증상이 없는 상태이고 6은 사망이며, 일반적으로 0~2점이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한 기능적 독립으로 평가한다.

제이엘케이는 해외 선도기업과 비교할 수 있는 영상 분석 성능과 제품군을 확보했다. 그러나 현재 공개된 근거는 미국·일본 인허가와 국내 진단성능 연구에 집중돼 있다. 해외 의료기관의 실제 사용과 병원 간 전원, 치료시간, 90일 기능 회복을 평가한 독립적 다기관 연구는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다. 이러한 자료가 공개돼야 해외시장에서의 임상 경쟁력을 판단할 수 있다.

미국의 비즈닷에이아이(Viz.ai)과 래피드AI(RapidAI), 영국 브레이노믹스(Brainomix)는 병변 탐지와 의료진 알림, 치료시간 단축에 관한 실사용 연구를 제이엘케이보다 많이 확보했다. 미국 메소디스트 헬스시스템 연구진이 2026년 유럽심혈관중재영상의학회(CIRSE) 학술지 ‘Cardiovascular and Interventional Radiology’에 발표한 연구는 AI 기반 뇌졸중 분류·알림 시스템을 평가한 12개 연구를 검토했다. AI 도입 후 병원 도착부터 혈전제거술 시작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17분, 재개통까지 걸린 시간은 약 15분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분석 대상 12개 연구 가운데 임상시험은 1개였고 나머지는 관찰연구였다. 연구진도 무작위 대조시험을 통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치료시간 단축이 환자의 90일 기능 회복과 사망률, 의료비 감소로 이어지는지를 여러 의료기관에서 독립적으로 확인한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국내외 기업의 경쟁력은 실제 사용기관 수와 병원 간 전원시간, 치료시간, 90일 기능 회복, 사망률과 의료비 변화를 같은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

뇌졸중 AI는 막힌 혈관을 표시하는 데서 역할이 끝나지 않는다. 의료진의 확인과 병원 간 전원, 혈전제거술을 앞당기고 환자의 장애를 줄였을 때 임상적 가치가 입증된다. 한국 의료영상 AI 기업의 국제 경쟁력도 이 과정을 독립적인 실사용 자료로 설명하는 능력에 따라 평가될 것이다.

제6회에서는 의료영상의 검사명과 메타데이터를 표준화하는 DICOM 체계가 여러 AI를 병원에서 안전하게 운영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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