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이 일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잇따라 수주 실적을 올리며 현지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올해 일본 시장에 본격 진출한 이후 대형 프로젝트를 연이어 확보하면서 아시아 ESS 사업 확대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일본 에너지 개발업체와 고압 연계형 ESS 구축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약 110억원으로, 일본 주요 지역에 분산형 ESS 설비를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대상 지역은 오이타현과 구마모토현, 야마구치현, 오카야마현, 미에현 등 5곳이다. 효성중공업은 ESS 시스템 설계와 핵심 장비 공급, 시공 관리를 담당하며 준공 이후 장기간 유지보수 서비스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일본 내 전력망 특성에 맞춘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본은 동서 지역 간 전력 주파수가 다르고 계통 접속 기준도 엄격해 해외 기업의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은 국가로 꼽힌다. 효성중공업은 북부 홋카이도 지역의 특고압 계통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중남부 지역 고압 배전망 사업까지 확보하며 사업 범위를 넓혔다.
특히 회사는 ESS 장비 공급에 머물지 않고 설계·조달·시공(EPC)과 운영·유지관리(O&M)를 아우르는 사업 모델을 앞세워 일본 고객사 공략에 나서고 있다. 장기 운영 서비스 계약을 함께 체결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익 기반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효성중공업의 일본 성과는 올해 들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2월 홋카이도 시라누카 지역 특고압 ESS 사업 수주에 이어 이번 프로젝트까지 확보하면서 상반기 일본 누적 수주액은 60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국내 전력기기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일본이 태양광과 풍력 발전 비중 확대에 따라 ESS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시장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전력 수급 안정성과 재생에너지 출력 제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저장 설비 투자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효성중공업은 이미 국내 ESS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구축해 왔다. 2009년 관련 사업에 진출한 이후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한국전력 부북변전소에 국내 최대 규모인 336MW급 ESS를 구축했다.
해외에서도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운영 경험을 축적했다.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 조사기관인 BloombergNEF(BNEF)이 발표한 ESS 분야 평가에서도 우수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효성중공업은 일본 시장을 발판으로 아시아와 유럽 등 재생에너지 확대 국가를 중심으로 ESS 사업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전력망 안정화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효성중공업이 전력기기와 ESS를 결합한 통합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