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의 ‘187조 포스코’ 구상, 남은 임기 성적표가 중요해졌다
장인화의 ‘187조 포스코’ 구상, 남은 임기 성적표가 중요해졌다
  • 연철웅
  • 승인 2026.08.2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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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이차전지 넘어 자원까지 ‘트리플 코어’…2035년 영업익 13.1조 목표
대규모 투자·사업재편 속 철강 수익성 회복과 신사업 성과가 관건
2027년 3월 임기 만료 앞두고 장기 청사진보다 ‘실행의 숫자’ 중요해져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7월 열린 ‘CEO Investor Day’에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산업자원·전략자원·에너지자원을 3대 축으로 삼아 2035년 합산 매출 187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사진=포스코그룹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7월 열린 ‘CEO Investor Day’에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산업자원·전략자원·에너지자원을 3대 축으로 삼아 2035년 합산 매출 187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 사진=포스코그룹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철강과 이차전지소재를 넘어 자원까지 사업의 중심축을 확대하는 중장기 성장 전략을 내놓으면서 포스코의 다음 10년을 향한 방향을 구체화하고 있다.

목표는 크다. 포스코그룹은 2035년 합산 기준 매출 187조원, 영업이익 13조1000억원을 달성하고 산업자원과 전략자원, 에너지자원을 아우르는 ‘트리플 코어(Triple Core)’ 사업체제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장 회장이 지난 7월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직접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를 설명한 것도 이런 전략 전환을 시장에 알리기 위한 행보다. 철강 중심의 포스코에서 리튬·양극재·음극재·희토류와 LNG·신재생에너지 등을 포괄하는 ‘핵심자원 공급자’로 그룹의 정체성을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각국의 자원 확보 경쟁을 고려하면 방향 자체는 주목할 만하다. 중국발 철강 공급과잉과 보호무역 강화,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 변화 등 기존 주력사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철강만으로 장기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포스코 역시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에서는 현지 철강사 JSW스틸과 손잡고 오디샤주에 연산 6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성장성이 높은 인도 시장에 직접 생산거점을 확보해 중국 중심의 아시아 철강산업 구도 변화에 대응하려는 전략이다.

이차전지소재에서는 원료부터 소재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 구축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롱바이그룹과 배터리급 리튬 공급을 포함한 이차전지소재 사업 전반의 협력을 추진하는 등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에도 나섰다.

동시에 저수익·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면서 투자 재원을 성장 분야에 집중하는 구조개편도 병행하고 있다.

문제는 전략의 크기보다 이를 실제 실적으로 연결하는 속도다.

포스코홀딩스의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은 69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1조8000억원 수준이다. ROE(자기자본이익률)는 0.8%에 머물렀다. 장 회장이 제시한 2035년 목표와 현재 실적 사이에는 상당한 간격이 존재한다.

특히 포스코그룹의 현금창출력을 책임져온 철강사업의 정상화가 중요하다.

올해 2분기 들어 포스코홀딩스 실적은 회복 흐름을 나타냈지만 철강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구조적으로 개선됐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중국의 공급과잉, 글로벌 통상장벽 확대, 원료 가격과 환율 변동 등은 여전히 수익성을 압박할 수 있는 변수다.

그동안 대규모 투자가 진행된 이차전지소재 사업 역시 본격적인 투자 회수 단계에 진입해야 한다.

전기차 캐즘과 소재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267억원을 기록했고 배터리소재 사업도 흑자로 돌아섰다. 아르헨티나 리튬 사업 역시 실적 개선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긍정적인 변화지만 한두 분기의 반등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철강에서 창출한 자금을 미래소재에 투자해 온 포스코의 사업구조를 감안하면 이차전지소재 부문이 독립적인 수익원으로 자리 잡느냐가 향후 그룹 기업가치 평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장 회장 스스로도 올해를 성과 창출의 중요한 시점으로 규정한 바 있다.

지난 3월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장 회장은 2026년을 ‘실질적 성과 창출의 변곡점’으로 제시하고 철강과 이차전지소재를 중심으로 사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불과 몇 달 뒤에는 전략의 범위를 다시 자원으로 확장했다.

결국 시장이 확인해야 할 것은 새로운 성장 분야가 계속 추가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지금까지 집행한 투자와 사업재편이 어느 정도의 수익으로 돌아오고 있는가다.

시간도 중요한 변수가 됐다.

장 회장의 포스코홀딩스 사내이사 임기는 2027년 3월까지다. 현직 회장 연임 우선 심사제가 폐지된 현재 구조에서는 장 회장이 연임에 나설 경우 다른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경영 성과와 미래 전략, 리더십 등을 놓고 평가받게 된다.

장 회장이 연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아니지만 임기 종료를 앞둔 향후 수개월의 경영 성과가 자연스럽게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더구나 장 회장은 취임 당시 그룹의 핵심 사업을 정확히 진단하고 미래 도전을 실행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으며 회장 후보로 낙점됐다. 취임 이후에는 구조조정과 해외 투자, 이차전지소재 밸류체인 구축을 동시에 추진하며 포스코의 사업 지도를 바꾸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제 평가의 무게중심은 ‘무엇을 하겠는가’에서 ‘무엇을 만들어냈는가’로 이동하고 있다.

2035년 매출 187조원과 영업이익 13조1000억원이라는 숫자는 포스코가 지향하는 장기 목표다. 그러나 그 목표의 신뢰도를 결정하는 것은 9년 뒤의 숫자가 아니라 앞으로 몇 분기 동안 나타날 철강 수익성, 이차전지소재의 이익 기여도, 해외 투자 성과와 현금흐름일 가능성이 크다.

포스코가 철강기업을 넘어 글로벌 핵심자원 공급자로 전환하겠다는 장인화 회장의 구상은 이제 청사진을 제시하는 단계를 지나 실행력을 검증받는 국면에 들어섰다.

남은 임기 동안 포스코의 숫자가 얼마나 달라지느냐가 ‘187조 포스코’ 구상의 현실성을 판단하는 첫 번째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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