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 12년 만에 국산 에스컬레이터 생산 재개…중소기업과 공급망 복원
현대엘리베이터, 12년 만에 국산 에스컬레이터 생산 재개…중소기업과 공급망 복원
  • 정준호
  • 승인 2026.09.28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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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창 'K-에스컬레이터' 생산 본격화…지난해 첫 납품·매출 45억원 기록

노후 승강기 교체시장 공략하고 북미 인증 추진…국산 부품 생태계 확대
경남 거창군 K-에스컬레이터 공장 옆에 설치된 높이 21m의 에스컬레이터. 현대엘리베이터는 중소기업과 협력해 국산 에스컬레이터 생산·공급망을 복원하고 노후 승강기 교체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사진=현대엘리베이터 제공)

현대엘리베이터가 중소 승강기업체들과 손잡고 국내 에스컬레이터 생산 기반을 다시 구축하고 있다. 2014년 국내 생산을 중단한 이후 수입 제품 중심으로 재편됐던 시장에서 국산 완제품과 부품 공급망을 복원하고, 노후 승강기 교체 수요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28일 승강기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자회사 현대엘리베이터서비스와 중소기업들이 공동 설립한 'K-에스컬레이터'를 통해 국산 에스컬레이터 생산과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경남 거창에 생산시설을 마련한 K-에스컬레이터는 지난해 첫 제품 납품을 시작해 연 매출 약 4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부터는 북미 시장 진출에 필요한 인증 절차에도 착수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2014년 국내 에스컬레이터 생산을 중단한 지 10여 년 만에 국내 생산 제품이 다시 시장에 공급되기 시작한 것이다.

 

중소기업과 손잡고 국내 생산 기반 다시 구축

K-에스컬레이터는 현대엘리베이터의 100% 자회사인 현대엘리베이터서비스와 국내 중소 승강기업체들이 공동 투자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2024년 9월 경남 거창에서 공식 출범했으며, 완제품 생산부터 주요 부품 개발과 공급까지 국내에서 수행하는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

거창은 승강기밸리산업특구로 지정된 지역으로, 승강기 관련 기업과 연구·교육기관이 모여 있다. K-에스컬레이터는 이러한 산업 기반을 활용해 부품업체와 완제품 제조사가 협력하는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에스컬레이터 시장은 가격 경쟁력이 높은 수입 완제품을 중심으로 형성돼 왔다. 현대엘리베이터 역시 2014년 국내 생산을 중단하면서 국산 부품과 제조 기반이 점차 약화됐다.

이번 사업은 단순히 완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요 부품의 국산화와 기술 개발을 함께 추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자체 기술력과 영업·유지관리 역량을 활용하고, 중소 협력업체들은 부품 개발과 생산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국내 승강기 산업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노후 에스컬레이터 교체 수요에 대응

국산 생산 기반 복원은 늘어나는 노후 에스컬레이터 교체 수요와도 맞물려 있다.

서울시의회 자료 등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하는 에스컬레이터 가운데 사용기간이 20년을 넘은 설비는 647대로, 전체의 약 34%에 달한다.

노후 설비가 늘어나면 구동장치와 체인, 제어부 등 주요 부품의 교체와 유지보수 수요도 함께 증가한다.

특히 수입 제품은 제조사의 생산 중단이나 부품 단종 등으로 필요한 부품을 제때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해외 주문 제작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수리 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

국내에서 완제품과 주요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급망을 확보하면 이러한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선택지가 넓어진다.

K-에스컬레이터는 공공시설과 노후 승강기 교체시장을 주요 사업 대상으로 삼고 있다. 국내 현장 환경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고 안정적인 부품 공급체계를 구축해 유지관리 경쟁력도 높일 방침이다.

 

첫 납품 이어 해외시장 진출도 준비

K-에스컬레이터는 출범 이후 제품 개발과 생산체계 구축을 거쳐 지난해 첫 납품을 시작했다.

첫해 매출은 약 45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직 사업 초기 단계지만 국내 생산 제품의 실제 공급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도 진행 중이다. K-에스컬레이터는 지난 8월부터 북미 수출에 필요한 인증 작업에 착수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 공공시설과 노후 승강기 교체시장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한국형 에스컬레이터 모델 개발을 통해 해외시장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제조 기반을 구축하고, 국내 생산과 부품 공급을 연결하는 협력 사례이기도 하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국산 에스컬레이터 생산을 통해 국내 승강기 산업의 공급망을 강화하고, 제품 개발부터 설치·유지관리까지 이어지는 사업 경쟁력을 높여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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