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에는 구조가 필요하다, 사회적 화폐의 다음 장
풍요에는 구조가 필요하다, 사회적 화폐의 다음 장
  • Korea IT Times 편집국
  • 승인 2025.10.23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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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안티파에프, Thrust의 CEO /공동 창립자.
제이크 안티파에프, Thrust의 CEO /공동 창립자.

필진: 제이크 안티파에프

지난 10년간 암호화폐는 ‘사회적 화폐(social money)’의 구현을 향해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2017년 개인 토큰과 초기 NFT, 밈코인에서 시작해, 이제는 2025년의 크리에이터 코인과 셀럽 코인에 이르기까지—문화, 유명세, 주목도를 토큰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구조다.
암호화폐는 기술 중심의 혁신에 지나치게 몰두해왔다. 누구나 손쉽게 코인을 발행할 수 있고, 유동성 풀과 시장조성자 덕분에 거래 또한 간단하다. 그러나 투기 열풍이 일단 잦아들면, 코인을 장기적으로 신뢰할 수 있고 지속 가능한 자산으로 만드는 방법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또 다른 형태의 참여자—‘큐레이터(curator)’일지 모른다. 킥스타터가 크라우드펀딩을 표준화하고, 패트리온과 서브스택이 창작자 후원을 제도화했듯, 암호화폐에도 창작과 금융의 사이를 매개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2021년 아트블록스가 NFT 시장의 혼란 속에서 예술 큐레이션을 도입해 하나의 문화적 운동으로 발전시킨 것은 그 좋은 예다.

이들이 만들어낸 것은 단순한 플랫폼이 아니라 ‘형식’과 ‘기대치’, 그리고 혼돈 속에서도 창의성이 확장될 수 있는 질서의 신호였다. 지금의 소셜 머니에도 그 구조가 필요하다.

반복되는 사회적 화폐의 꿈

2019년 이후 암호화폐의 ‘소셜 레이어(social layer)’는 익숙한 패턴을 반복해왔다.
새로운 토큰이 등장할 때마다 ‘소유권의 민주화’를 약속한다. 초기 사용자가 몰리고, 가치가 폭등하며, 커뮤니티가 형성된다. 그러나 이내 과열과 붕괴가 뒤따른다.

그럼에도 각 붕괴의 이면에는 중요한 통찰이 남았다.
크리에이터 코인은 **‘사람 자체가 시장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고, NFT는 디지털 자산도 출처 증명을 통해 가치를 지닐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밈코인은 혼란 그 자체가 하나의 집단적 내러티브 조정 메커니즘이 될 수 있음을 드러냈다.

각 물결은 저마다 새로운 ‘정당성의 구조’를 만들어왔다.

* 크리에이터 코인은 본딩 커브나 베스팅 모델을 통해 가격 책정의 실험을 했다.
* NFT는 검증 가능한 출처 인프라를 구축했지만, 투기 열풍 속에서 로열티 모델은 거의 사라졌다.
* 밈코인은 트위터, 텔레그램 등에서 집단 스토리텔링이 어떻게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지를 증명했다.
* 유명인 코인은 대중을 암호화폐로 끌어들이는 ‘온보딩 이벤트’로 작용했다..

그러나 시장이 주기적으로 흔들릴 때, 개인이 자신의 명성을 토큰에 연결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제 필요한 것은 개인 코인을 시장 변동성으로부터 보호하고, 신뢰와 의미를 부여할 사회적 완충층, 즉 새로운 소셜 레이어다.

이 레이어는 단순히 거래의 장이 아니라 신뢰를 유지하는 구조물이어야 한다. 시장이 침체해도 의미와 관계가 남아있다면, 그 생태계는 버틸 수 있다.

풍요 속의 피로, 그리고 새로운 계층의 필요성

이제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코인을 발행하고 거래할 수 있다.
기술적 진입장벽은 사라졌지만, 의미의 결핍이 남았다.
모두가 토큰을 만들 수 있는 세상에서, 무엇이 가치 있고 왜 중요한지를 해석해주는 **‘소셜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

개방형 시스템이 지속되려면 맥락을 제공하는 해석적 계층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구조 없는 풍요는 피로감으로 바뀌고, 현실의 대중은 끝내 ‘크립토 트위터’ 바깥에 머물게 된다.

이제 암호화폐 생태계가 필요로 하는 것은 또 다른 거래소나 런치패드가 아니다. ‘큐레이션 계층(curatorial layer)’이다.
이 계층은 다음의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 프로젝트와 메커니즘의 신뢰성 검증

  • 명확한 규칙과 계약 조건 제시

  • 투자자와 팬이 합리적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투명한 정보 공개

  • 신뢰의 신호 제공

전통적 미디어에서 출판사나 음반사는 콘텐츠를 ‘발견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었다. 소셜 머니의 큐레이션 계층도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로빈후드가 투자 세계의 문턱을 낮췄듯, 큐레이터는 새로운 참여자가 시장을 이해하고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안내자다.

물론 이런 구조가 ‘중앙화의 복귀’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구조는 개방성과 모순되지 않는다. 오히려 구조는 개방형 시스템이 자신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남는 방식이다.

맺음말: 맥락이 시장을 구한다

암호화폐는 언제나 개방형 시스템을 지향해왔다. 그러나 구조 없는 개방성은 결국 스스로 붕괴한다.
소셜 머니의 다음 단계는 더 빠른 발행이나 정교한 거래 기술이 아니라, 그 모든 활동에 맥락과 의미를 부여하는 구조의 구축이다.

큐레이션은 통제가 아니다. 맥락이다.
그 맥락이 투기를 참여로 바꾸고, 암호화폐를 ‘내부자들의 게임’에서 벗어나 세상의 모든 사람이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는 공공적 시스템으로 바꿀 것이다.

저자 소개
제이크 안티파에프(Jake Antifaev)는 유명인 팬덤을 사회적 자본으로 전환하고 팬들에게 성공에 대한 실질적인 지분을 제공하는 플랫폼 Thrust의 CEO이자 공동 창립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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