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KAIST와 미래 조선 기술 공동개발… ‘피지컬 AI’ 선점 나서
삼성중공업, KAIST와 미래 조선 기술 공동개발… ‘피지컬 AI’ 선점 나서
  • 이준성
  • 승인 2026.08.1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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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운항·친환경 연료·스마트 제조·로봇 집중 연구… 산학협력 넘어 상시 R&D 체계 구축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사진 가운데 왼쪽)와 배충식 KAIST 총장(가운데 오른쪽)이 13일 오전 대전 KAIST 본원에서 열린 SHI-KAIST 차세대 선박연구센터 개소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제공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사진 가운데 왼쪽)와 배충식 KAIST 총장(가운데 오른쪽)이 13일 오전 대전 KAIST 본원에서 열린 SHI-KAIST 차세대 선박연구센터 개소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이 KAIST와 손잡고 조선산업의 기술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 연구 거점을 마련했다. 선박 건조 기술에 인공지능(AI)과 로봇, 디지털 트윈 등을 결합해 생산성과 선박 운항 효율을 높이고,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13일 중공업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13일 KAIST 대전 본원에서 ‘SHI-KAIST 차세대 선박연구센터(AMRC·Advanced Maritime Research Center)’ 개소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과 배충식 KAIST 총장, 양측 연구진 등이 참석했다.

이번 연구센터의 핵심은 기존 산학협력처럼 개별 프로젝트를 필요할 때마다 추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미래 조선 분야의 연구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데 있다. 삼성중공업의 산업 현장 경험과 KAIST의 첨단 공학 연구 역량을 결합해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연구는 크게 네 방향으로 진행된다.

우선 자율운항과 지능항해 분야에서는 선박 주변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고 최적 항로를 설정하는 AI 기술을 비롯해 충돌 회피, 디지털 브릿지 등 차세대 운항 시스템 고도화를 위한 연구가 추진된다.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는 암모니아와 수소 등 차세대 연료를 활용하기 위한 추진 시스템과 연료공급 기술을 개발한다. 글로벌 해운업계의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친환경 연료 전환에 필요한 핵심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한다.

조선소 생산 현장에는 디지털 전환 기술을 적용한다. 블록 탑재와 생산관리 등 제조공정을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하고 AI를 활용해 생산 과정의 효율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한다.

용접과 도장, 검사 등 조선소의 주요 작업에는 로봇 기술을 접목한다. 조선업 특유의 대형 구조물과 복잡한 작업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조선해양 특화 로봇 기술을 개발해 현장 자동화 수준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연구센터 설립을 조선업의 경쟁 기준이 선박 수주와 건조 능력에서 첨단 기술과 생산 시스템 경쟁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상황에 대한 대응으로 보고 있다.

특히 AI가 단순한 데이터 분석을 넘어 실제 제조 현장에서 작업을 판단하고 기계를 움직이는 ‘피지컬 AI’로 발전하면서 조선업 역시 AI와 로봇을 생산공정에 얼마나 빠르게 접목하느냐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선업은 선박의 크기와 형태가 다양하고 용접·도장 등 수작업 비중이 높은 만큼 자동차나 반도체 산업에 비해 자동화 난도가 높은 업종으로 꼽힌다. 따라서 AI와 로봇 기술이 실제 현장에 안정적으로 적용될 경우 생산성 향상뿐 아니라 작업 안전성 개선과 인력 부족 문제 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친환경 선박 분야 역시 중요한 변수다. 암모니아와 수소 등 새로운 연료를 적용하려면 기존 선박 설계와 다른 추진 시스템과 연료공급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차세대 연료 관련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는 기업이 향후 친환경 선박 수주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KAIST의 협력은 올해 처음 시작된 것도 아니다. 양측은 1995년 삼성중공업 조선해양연구소와 KAIST 기계공학과가 ‘SHI-KAIST 산학협력 협의회’를 구성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이후 자문교수제도와 맞춤형 강좌, 공동 연구 과제 등을 운영해왔으며 공동연구와 기술 자문 등 협력 사례가 1,000건을 넘어섰다. 연구원 단기 연수와 코업 프로그램 등을 통한 인력 교류도 이어졌다.

삼성중공업은 연구센터를 통해 학생 연구 지원과 장학사업도 확대할 예정이다. 단기적인 기술 개발뿐 아니라 미래 조선산업을 이끌 연구인력을 확보하는 기반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배충식 KAIST 총장은 피지컬 AI가 제조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에 조선해양 산업이 기계공학과 AI, 로보틱스를 결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라고 평가했다.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은 “32년간 이어온 KAIST와의 협력이 차세대 선박연구센터 설립으로 결실을 맺게 됐다”며 “자율운항과 친환경 선박, 스마트 제조 등 미래 조선해양산업의 기술 경쟁력 확보와 인재 양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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