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PF 부담 낮추자 다시 ‘수주 앞으로’…목동 재건축 승부수
롯데건설, PF 부담 낮추자 다시 ‘수주 앞으로’…목동 재건축 승부수
  • 정준호
  • 승인 2026.09.22 1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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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영업익 1728억원·PF 우발채무 2조원대로 감소
성수·도곡 이어 목동 2·7·11·14단지 겨냥…‘르엘’ 확장 나서
서울 양천구 목동에 마련된 롯데건설의 ‘르엘 라운지 L’est’ 내부 미디어아트월. 롯데건설은 목동 재건축 시장을 겨냥해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르엘’을 앞세운 수주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 사진=롯데건설

한동안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뒀던 롯데건설이 다시 대형 도시정비사업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수익성과 재무지표가 개선되는 가운데 성수와 강남에서 잇달아 시공권을 확보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서울 목동 재건축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최근 행보에서 눈에 띄는 것은 수주 규모만이 아니다. 몇 년간 건설업계를 짓눌렀던 고원가 현장과 PF 부담이 줄어들면서 롯데건설의 사업 선택 폭도 조금씩 넓어지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롯데건설의 연결 기준 매출은 3조280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5% 줄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17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09억원의 네 배를 넘어섰다. 외형은 줄었지만 이익은 크게 늘었다.

 

매출 줄었는데 이익은 4배…고원가 현장 부담 완화

실적 회복의 중심에는 원가율 개선이 있다.

롯데건설의 2분기 원가율은 88.8%로 지난해 같은 기간 93.6%에서 4.8%포인트 낮아졌다.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1.9%에서 7.3%로 올라갔다. 원자재와 인건비가 급등하던 시기에 착공한 고원가 현장이 순차적으로 마무리되고, 원가 상승분을 반영한 신규 현장의 비중이 커진 영향이 반영됐다.

PF 부담도 이전보다 낮아졌다.

지난해 말 3조1537억원이었던 PF 우발채무는 올해 6월 말 2조4262억원으로 약 7275억원 감소했다. 2023년 말 4조8300억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홈플러스 부천 상동점과 동대문점 등 대형 사업장의 본PF 전환 등이 영향을 미쳤다.

부채비율 역시 지난해 말 186.7%에서 올해 2분기 말 162.8%로 낮아졌다. 현금성 자산은 8209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840억원 증가했다.

아직 PF 부담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공사비 선투입에 따른 현금 유출과 일부 개발사업의 PF 관리 등은 계속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다만 몇 년 전처럼 PF 유동성 대응 자체가 회사의 가장 큰 현안이었던 시기와 비교하면 분위기는 달라졌다.

 

롯데건설이 서울 강남구 도곡우성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제안한 ‘도곡 르엘’ 투시도. 롯데건설은 이 사업을 포함해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누적 4조110억원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 사진=롯데건설

성수 1.3조 따내고 강남으로…정비사업 4조 돌파

재무지표가 개선되는 사이 도시정비사업에서는 굵직한 사업장을 잇달아 확보했다.

롯데건설은 올해 가락극동아파트 재건축을 시작으로 금호21구역 재개발, 창원 용호3구역 재건축,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 재개발, 안양 충훈부 일원 공공재개발 등을 수주했다.

특히 공사비 1조3492억원 규모의 성수4지구를 확보한 데 이어 이달에는 4002억원 규모의 강남 도곡우성아파트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됐다.

도곡우성까지 포함한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는 6건, 누적 4조110억원이다.

수주 지역도 눈여겨볼 만하다. 단순히 물량을 늘리기보다 성수와 강남 등 서울 핵심 정비사업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성수4지구와 도곡우성은 향후 서울 정비사업 시장에서 르엘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사업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다음 승부처는 30조원 목동 재건축

롯데건설이 다음으로 공을 들이는 곳은 목동이다.

목동신시가지 1~14단지는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마쳤으며 현재 약 2만6000가구에서 재건축을 통해 4만7000여가구 규모로 확대될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약 30조원으로 추산된다.

롯데건설은 이 가운데 2·7·11·14단지를 주요 사업지로 검토하고 있다. 목동에 ‘르엘 라운지’도 마련했다. 단지 한 곳을 수주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복수 사업장에 르엘을 적용하는 전략이다.

최근 공개한 ‘소르본 프로젝트’ 역시 이런 구상의 연장선이다. 목동의 교육 환경과 녹지, 문화 요소를 주거 설계와 연결해 기존 재건축 제안과 차별화하겠다는 것이다.

목동은 대형 건설사들의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성수나 도곡과는 또 다른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공사비와 사업 조건뿐 아니라 설계, 브랜드, 금융 조건 등을 둘러싼 경쟁도 불가피하다.

 

‘PF 방어’에서 ‘선별 수주’로

롯데건설의 최근 움직임을 보면 몇 년간 이어진 PF 리스크 관리와 원가 개선 작업이 수주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무조건 외형을 늘리는 방식과는 거리가 있다. 실제 상반기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크게 증가했다. 회사 역시 사업성 중심의 선별 수주와 고마진 사업장 비중 확대를 실적 개선 요인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목동 재건축 수주전은 롯데건설의 최근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사업장이 될 전망이다.

PF 우발채무를 줄이고 수익성을 회복한 뒤 확보한 재무 여력을 어디에 투입할 것인지, 그리고 성수와 강남에서 높인 ‘르엘’의 존재감을 대규모 재건축 시장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롯데건설은 도곡우성 수주 이후 강남권 핵심 정비사업과 목동 주요 사업지, 공공 정비사업 등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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