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바이오 데이터 기술이 반려동물 헬스케어 산업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치료가 쉽지 않은 고양이 만성 신장질환(CKD) 분야에서 유전자 데이터와 AI 분석 기술을 결합한 맞춤형 관리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글로벌 펫테크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반려묘 신장질환은 대표적인 노령묘 질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문제는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는 신장 기능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최근 펫 헬스케어 업계에서는 질환 발생 이후 치료보다, 유전적 위험도를 미리 분석해 예방 중심으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고양이 헬스케어 기술 기업 그레이코트 리서치는 18일 유전자 분석과 AI 기반 데이터 기술을 접목한 ‘정밀 영양(Personalized Precision Nutrition)’ 플랫폼 사업 확대 계획을 공개했다.
회사가 주목하는 핵심 분야는 AIM(Apoptosis Inhibitor of Macrophages) 유전자 변이다. 최근 국제 수의학계에서는 고양이의 AIM 유전자 Exon 3 영역 변이가 신장 질환 취약성과 연관 가능성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며 관련 기술 개발 경쟁이 활발해지고 있다.
그레이코트 리서치는 해당 유전자 변이를 사전에 스크리닝해 위험군을 선별하고, AI 기반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통해 개체별 건강 상태와 생활 패턴, 질환 진행 단계 등을 종합 분석하는 방식의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단순히 동일한 처방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개체별 데이터 흐름에 따라 영양 설계와 관리 주기를 세분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회사는 축적된 급여 데이터와 크레아티닌(CREA), BUN 등 주요 신장 기능 지표 변화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질환 진행 패턴을 예측하는 기술 고도화에도 나서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AI가 건강 데이터를 학습해 반려묘 상태 변화에 맞춘 맞춤형 영양 및 관리 가이드를 자동 추천하는 ‘스마트 케어 플랫폼’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다.
외부 데이터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반려동물 유전자 분석 기업 피터페터와 협력해 AIM 유전자 기반 검사 데이터를 연계할 계획이다. 양사는 유전자 검사와 실제 건강관리 데이터를 결합해 ‘검사-예측-관리’로 이어지는 데이터 기반 헬스케어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펫테크 업계에서는 반려동물 시장 역시 인간 의료 분야의 ‘정밀 의료(Precision Medicine)’ 흐름과 유사한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이미 AI와 유전자 분석 기술을 결합한 반려동물 헬스케어 스타트업 투자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그레이코트 리서치는 글로벌 시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현재 33개국에 제품을 공급 중이며, 최근 미국 현지 법인 설립을 완료했다. 또한 튀르키예 현지 동물병원 유통업체와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B2B 동물병원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업계에서는 향후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의 핵심 경쟁력이 AI 기반 데이터 분석 역량과 장기 건강관리 플랫폼 구축 능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단순 사료·영양제 시장을 넘어 유전자 데이터와 AI 예측 기술이 결합된 ‘디지털 펫 헬스케어’ 산업이 새로운 성장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