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와 노후 전력망 투자 증가로 북미 시장 공략 가속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 세계 전력 인프라 투자 규모가 빠르게 커지는 가운데 효성중공업이 미국 현지 생산 확대와 차세대 전력기기 개발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중심의 기존 사업을 넘어 AI 시대에 필요한 전력 솔루션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효성중공업은 최근 미국 전력기기 시장을 핵심 성장축으로 삼고 현지 생산과 기술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AI 데이터센터 증가와 노후 송배전망 교체가 맞물리며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등 전력기기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회사는 올해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 최대 송배전 전시회 'IEEE PES T&D 2026'에서 AI 데이터센터를 위한 차세대 전력 솔루션을 공개했다. 전시에서는 800kV 초고압 가스차단기(GCB)를 비롯해 차세대 데이터센터용 솔리드스테이트 변압기(SST), 초고압직류송전(HVDC), 전력 품질 안정화 장비인 STATCOM 등을 선보이며 AI 전력망 구축 역량을 강조했다.
특히 솔리드스테이트 변압기(SST)는 기존 변압기보다 전력 변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는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효율 향상과 공간 활용성을 높일 수 있어 향후 데이터센터 핵심 전력기기로 주목받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도 지속 추진하고 있다.
미국 현지 생산 기반도 확대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에너지 인프라 기업 퀀타서비스(Quanta Services)와 합작법인 'HYOSUNG HICO BREAKER'를 설립해 펜실베이니아주에서 72.5kV부터 800kV급 초고압 가스차단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국내 전력기기 업체가 미국에서 초고압 차단기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 합작법인은 단순한 생산시설 확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퀀타서비스는 미국 최대 전력 EPC 기업 가운데 하나로 송배전망과 데이터센터, 에너지 인프라 분야에서 폭넓은 고객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자사의 전력기기 기술력과 퀀타의 현지 사업 역량을 결합해 미국 공급망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변압기 사업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멤피스 공장은 지속적인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증설이 완료되면 미국 내 최대 규모 초고압 변압기 생산시설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효성중공업은 이미 미국 765kV 초고압 변압기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변압기와 차단기를 함께 공급하는 '토털 솔루션' 전략으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AI 산업이 확대될수록 전력 인프라가 새로운 병목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송전망 증설과 변압기, 차단기, 전력 안정화 장비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변압기 중심의 경쟁이었다면 이제는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망 전체를 구축할 수 있는 종합 솔루션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현지 생산과 차세대 전력기기 기술을 동시에 확보한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효성중공업은 앞으로도 미국을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와 송배전 인프라 시장 공략을 확대하는 한편,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차세대 전력 솔루션을 연계한 토털 솔루션 전략으로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