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국내 최초 개발 이후 누적 생산량 300만 개 육박… 18년째 특수식 생산 지속
CJ제일제당이 선천성대사이상 희귀질환자를 위한 특수식 공급을 확대하며 환자와 가족들의 식생활 안정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그동안 제품 확보와 가격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성인 환자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면서 특수식 접근성을 개선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질병관리청,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와 구축한 ‘희귀질환자 특수식 구매 지원체계’가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이번 지원체계는 평생 식단 관리가 필요한 선천성대사이상 환자들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햇반 저단백밥’을 안정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지난 7월부터 시행된 제도에 따라 만 19세 이상 환자는 분기별 사전 주문을 통해 필요한 물량을 신청하고 정기적으로 배송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성인 환자들이 제품을 제때 구하지 못하거나 해외 직구, 온라인 재판매 상품에 의존하면서 높은 가격을 부담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번 지원을 통해 환자들은 개당 1700원에 연간 최대 1248개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질병관리청은 구매 경로에 따라 환자 1인당 연간 최대 약 848만~1410만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환자 가족들도 안정적인 공급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충남 아산에 거주하는 한 환우의 아버지는 자녀가 일반 음식을 먹을 경우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식단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저단백밥은 자녀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중요한 식품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환자들에게 저단백밥은 일반적인 간편식을 넘어 일상적인 식생활과 건강 관리를 뒷받침하는 필수 식품이다. 안정적인 공급은 구매 비용을 줄이는 것은 물론, 제품을 확보하기 위해 환자와 보호자가 감수해야 했던 시간적·심리적 부담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전체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나 소비자 평가 수치는 별도로 확인되지 않았다.
‘햇반 저단백밥’은 페닐케톤뇨증(PKU) 등 선천성대사이상 환자들의 식단 관리를 위해 일반 밥보다 단백질 함량을 약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춘 제품이다. 이를 위해 약 24시간에 걸친 별도 특수 공정을 거쳐야 하며, 제조원가도 일반 햇반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은 2009년 한 직원의 ‘아이에게 먹일 밥이 없다’는 사연에 공감해 국내 최초로 저단백 즉석밥 개발에 나섰다. 이후 약 18년간 생산을 이어왔으며 누적 생산량은 300만 개에 육박한다. 최근 성인 환자들의 제품 확보 어려움이 알려지자 다른 제품의 생산 라인을 조정해 추가 물량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번 지원체계는 기업의 생산 역량과 정부의 행정 지원, 환우단체의 현장 대응을 결합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CJ제일제당은 제품 생산과 공급을 담당하고,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는 구매 신청을 지원하며, 질병관리청은 주문 시스템 구축과 행정 지원 등을 맡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사람의 건강한 삶에 기여하는 것은 식품기업으로서의 당연한 소명이자 지속가능경영의 핵심 가치”라며 “사회적 필요와 목소리에 지속적으로 귀 기울이고, 해외 거주 국민과 글로벌 희귀질환 환자들에게도 안정적으로 특수식을 공급할 수 있도록 협력 기반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일회성 지원을 넘어 필수 특수식의 생산과 구매, 배송을 연결하는 체계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례는 의미가 있다. 향후에도 안정적인 공급과 이용 편의성이 유지된다면 희귀질환자의 식생활 부담을 덜어주는 민·관 협력 모델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