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조 달러 토큰화 경쟁, 승부처는 기존 금융시장 아닌 ‘자산 생성과 공급 구조’
 19조 달러 토큰화 경쟁, 승부처는 기존 금융시장 아닌 ‘자산 생성과 공급 구조’
  • 유단일
  • 승인 2026.04.07 05: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유럽은 거래 인프라와 규제 정비에 집중… 자산을 어디서, 어떻게 디지털화하느냐가 경쟁 구도를 좌우

 

 

글로벌 토큰화 경쟁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핵심을 비껴가고 있다.

지난 3월 25일 미국 의회의 토큰화 청문회 이후, 규제 논의의 중심은 워싱턴으로 이동했다. 이달 말에 예정된 상원 은행위원회의 CLARITY 법안(디지털 자산의 분류와 감독 권한을 규정하는 미국 의회 입법안) 심의까지 더해지며 정책 논의는 한층 더 가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그레이스케일의 ‘19조 달러 시장’ 전망과 블랙록의 22억 달러 규모 BUIDL 펀드(국채 등 실물자산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발행·운용하는 토큰화 펀드), 나스닥과 크라켄의 협력까지 더해지며 토큰화를 ‘거래 인프라 경쟁’으로 보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전체 그림의 일부에 불과하다.

최근 DropRWA CEO, 파이살 알 모나이는 “미국 의회와 유럽 정책당국이 기존 규제 틀 안에서 토큰화를 해석하는 데 집중하는 사이, 기관 자본의 구조적 변화는 간과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변화는 거래 이후가 아니라 자산이 만들어지는 지점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그동안 주요 금융 허브는 외부에서 생성된 자산을 중개하며 영향력을 키워 왔다. 그러나 토큰화는 이 구조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으며, 향후 경쟁력은 자산을 거래하는 능력이 아니라 ‘원천에서 디지털화하는 능력’으로 움직인다.

알 모나이는 이를 “경쟁의 축이 자산을 거래하는 곳에서, 자산을 원천에서 디지털화하는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차이는 본질적이다. 토큰화가 확장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시장 설계가 아니라 자산의 법적 인정, 소유권 검증, 권리 집행 가능성이 자산 생성 단계에서 확보돼야 한다. 이러한 기반이 없다면 토큰화는 구조적 전환이 아닌 ‘디지털 포장’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국가 주도의 토큰화가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등기, 소유 구조, 자산 기록을 블록체인 인프라에 통합할 경우, 토큰화는 사후적 표현이 아니라 자산의 ‘기본 구조’로 자리 잡게 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부동산 등기 시스템 온체인 통합은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는 단순한 기술 적용이 아니라, 실물자산의 1차 공급 자체를 디지털 구조로 전환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9조 달러 시장 전망 역시 이 지점에서 단순화돼 있다. 많은 전망은 거래 인프라가 개선되면 자산 공급이 자연스럽게 뒤따를 것으로 가정한다. 그러나 실제로 더 어려운 문제는 자산의 ‘생성’이다. 자산은 각국의 법적·제도적 승인과 디지털 검증 과정을 거쳐야만 온체인으로 이동할 수 있다.

결국 토큰화 경쟁은 더 이상 금융 인프라의 효율성을 높이는 경쟁에 그치지 않는다. 자산을 디지털 형태로 ‘생산’하는 구조를 누가 먼저 구축하느냐의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

토큰화 시대의 승자는 거래량을 먼저 확보하는 시장이 아닐 수 있다. 자산 공급을 가장 먼저 구축하는 주체는 국가가 될 공산이 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Independent journalism on technology, industry and the forces reshaping Korea and the world.
  • Korea IT Times Co., Ltd. | 34 Gukjegeumyung-ro 8-gil, Yeongdeungpo-gu, Seoul, Republic of Korea
  • Business Registration No. 206-86-32195
  • Tel. +82-2-578-0434 | 010-2442-9446 | info@koreaittimes.com
  • Publisher & Editor-in-Chief: Younsoo Chung | Youth Protection Manager: Choul-woong Yeon
  • ©2004–2026 Korea IT Times.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