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반도체, 더 이상 과거의 사이클 산업 아냐"… AI시대 구조적 성장 자신감
최태원 회장, "반도체, 더 이상 과거의 사이클 산업 아냐"… AI시대 구조적 성장 자신감
  • 정소연
  • 승인 2026.07.1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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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증가 속도가 공급 압도… AGI 시대까지 수요 우상향"
나스닥 상장 계기로 AI 반도체 시장 장기 성장 전망 제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SK하이닉스 나스닥 상장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SK하이닉스 나스닥 상장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성장 공식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처럼 공급 과잉과 공급 부족이 반복되는 전통적인 경기 순환(사이클) 산업에서 벗어나 AI가 이끄는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현지시간 10일 미국 뉴욕 나스닥 본사에서 열린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기념 오프닝벨 행사를 마친 뒤 한국 취재진과 만나 "반도체 산업에는 이미 구조적인 변화가 시작됐다"며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시장을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AI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수급 구조 자체를 바꿔 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경기 변동에 따라 반도체 가격과 수익성이 크게 출렁였지만, AI 서비스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지속되면서 수요 기반 자체가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예전처럼 공급 과잉이 발생하고 이후 공급 부족으로 이어지는 사이클이 반복되는 구조와는 분명히 달라졌다"며 "사이클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지금은 수요와 공급의 격차가 매우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공급 확대가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운 점을 현재 시장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았다.

최 회장은 "현재 AI 시장에서 요구하는 메모리 수요는 우리가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속도를 훨씬 앞서고 있다"며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생산라인을 갖추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전력과 용수, 장비 등 다양한 인프라 제약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 생산시설은 필요한 만큼 단기간에 늘릴 수 있는 산업이 아니다"라며 "공급에는 분명한 물리적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전과 같은 단순한 공급 확대 논리로는 시장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AI 기술 발전이 앞으로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장기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생성형 AI를 넘어 범용 인공지능(AGI) 시대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처리와 저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AI가 등장하면서 메모리 산업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었다"며 "AI 기술이 더욱 고도화될수록 메모리 수요는 상당 기간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AI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최 회장은 "지금의 AI는 이제 겨우 네다섯 살 정도의 어린아이와 같은 수준"이라며 "AI가 성숙해 범용 인공지능 단계에 도달하기까지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학습 데이터와 연산 능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린아이가 성장하면서 기억해야 할 정보가 계속 늘어나는 것처럼 AI 역시 발전할수록 저장하고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며 "결국 메모리 반도체 수요 역시 구조적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러한 변화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차세대 메모리 기술 혁신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HBM4는 물론 앞으로 압축과 저장 기술에서도 다양한 혁신이 이어질 것"이라며 "어떤 기술이 등장하더라도 AI 시대에는 메모리의 중요성과 성장세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 회장의 발언이 SK하이닉스의 나스닥 ADR 상장과 맞물려 AI 메모리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다시 한번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HBM 시장에서 글로벌 선두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AI 반도체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며 시장 확대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

특히 이날 SK하이닉스 ADR은 나스닥 상장 첫 거래에서 공모가를 웃도는 성과를 기록하며 미국 투자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시장에서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메모리 수요 증가가 이어질 경우 SK하이닉스의 성장세도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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