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마감재 중심 하이엔드 넘어 ‘생활 경험’ 차별화
롯데건설이 서울 목동 재건축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주거 콘셉트를 선보였다. 고급 마감재와 대규모 커뮤니티 시설을 중심으로 전개돼 온 기존 하이엔드 주거 경쟁에서 벗어나 교육과 예술·문화, 자연, 웰니스 등 입주민의 실제 생활 경험을 주거상품의 핵심 가치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롯데건설은 지난 14일 서울 양천구 목동 르엘 라운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르본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목동이 지난 40여 년간 형성해 온 교육환경과 녹지라는 지역적 특징에 프랑스 파리 라탱지구가 가진 지성과 문화·예술의 이미지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기획됐다.
목동은 1980년대 계획도시로 개발된 이후 학교와 학원가를 기반으로 대표적인 교육 중심 주거지로 성장했다. 넓은 보행공간과 공원, 가로수 등 녹지가 도시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도 목동의 중요한 특징이다.
롯데건설은 이러한 목동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더하는 방식으로 재건축 이후의 주거공간을 구상했다. 파리 라탱지구는 소르본대학교를 중심으로 오랜 학문적 전통이 이어지는 동시에 서점과 카페, 예술공간, 공원 등이 어우러진 지역이다.
목동과 파리 사이의 기존 연결고리도 프로젝트에 반영했다. 목동에는 1986년 한불 수교 100주년을 기념해 조성된 파리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외부의 유명 도시 이미지를 단순히 차용하기보다 목동에 이미 존재하는 문화적 요소와 교육도시라는 지역적 특성을 결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프로젝트 명칭 역시 이러한 방향성을 담고 있다. 롯데건설이 제시한 ‘소르본’은 특정 대학이나 교육기관과의 제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학문과 지성을 상징하는 개념으로 활용됐다.
프로젝트 슬로건은 ‘지식의 나무가 목동의 숲이 되다’다. 개인의 배움과 성장을 하나의 나무로 표현하고, 각각의 성장이 모여 공동체라는 숲을 만든다는 의미다.
<>교육을 ‘시설’에서 ‘생활 콘텐츠’로
소르본 프로젝트의 주요 특징은 교육을 아파트의 부대시설이 아닌 일상적인 주거 콘텐츠로 확장하는 데 있다. 단지 내 대형 라이브러리와 북카페, 프리미엄 학습공간, 에듀케어 등을 도입해 자녀 교육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가 독서와 학습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자연환경 역시 단순한 조경 확대와는 다른 접근을 시도한다. 숲과 정원, 수경시설, 건축물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바이오필릭 리빙’을 통해 목동의 녹지와 보행환경을 주거공간 안으로 끌어들인다는 구상이다.
예술과 문화도 프로젝트의 핵심 요소다. 현대미술과 미디어아트, 음악과 클래식, 작품 큐레이션 등을 활용해 입주민이 단지 안에서 지속적으로 문화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롯데문화재단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의 문화·서비스 역량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단순히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을 넘어 공연과 강연, 체험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이어지는 주거환경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전략을 롯데건설은 ‘6세대 주거’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입지와 건축 디자인, 고급 마감재, 대규모 커뮤니티 등 물리적인 상품 경쟁력을 넘어 교육과 예술·문화, 자연, 웰니스, 스마트 기술을 하나의 생활 경험으로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두 곳의 르엘 라운지에서 콘셉트 선공개
롯데건설은 소르본 프로젝트를 실제 고객이 경험할 수 있도록 목동 동쪽과 서쪽에 각각 르엘 라운지를 마련했다. 오목교역 인근의 ‘르에스트’와 신정동 학원가 인근의 ‘르웨스트’는 교육과 자연, 문화와 휴식 등을 공간에 담았다. 방문객들은 라운지에서 미디어아트와 미술, 클래식 관련 콘텐츠를 접하며 롯데건설이 구상하는 새로운 주거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특히 반 고흐와 모네의 작품을 재해석한 미디어아트 등을 활용해 주거공간에서 예술을 경험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롯데건설은 목동 재건축 단지에 동일한 형태의 주거상품을 일괄적으로 적용하지 않을 계획이다. 각 단지의 입지와 교통, 주변 환경, 생활권 등을 고려해 개별적인 설계와 콘셉트를 적용하면서도 소르본 프로젝트가 추구하는 교육과 자연, 문화라는 큰 방향성은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해외 설계사와의 협업도 검토하고 있다. 단지의 규모와 주변 도시환경에 맞춰 외관뿐 아니라 커뮤니티와 조경, 문화 프로그램까지 차별화하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각 단지의 입지와 환경, 교통 조건이 서로 다른 만큼 개별 콘셉트를 마련할 예정”이라며 “소르본 프로젝트의 자연과 교육이라는 철학을 외관과 커뮤니티, 프로그램 등에 구체적으로 구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이 소르본 프로젝트를 통해 강조하는 것은 아파트의 물리적인 고급화를 넘어 입주민이 실제로 누리는 삶의 질이다. 교육도시라는 목동의 기존 경쟁력에 문화와 예술, 자연을 더하고 이를 주거 서비스와 연결함으로써 재건축 이후 새로운 지역 정체성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목동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건설사 간 상품과 브랜드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가운데, 롯데건설은 소르본 프로젝트를 앞세워 ‘어떤 집을 짓느냐’에서 나아가 ‘어떤 생활을 제공하느냐’를 중심으로 차별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