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전국 주요 지자체장 선거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각 후보들은 개발, 교통, 주거, 복지, 안전 등 생활 밀착형 공약을 앞세우고 있다. 이 가운데 서울시장과 강남구청장 선거는 특히 주목된다. 서울시 정책과 강남구 행정이 맞물리며 AI·디지털 시대 도시 경쟁력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시험대로 떠오르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세계 주요 도시들은 이미 데이터 기반 행정을 통해 도시 운영 방식을 재편하고 있다. 뉴욕시는 교통·치안·건물·민원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위험 시설과 문제 지역을 사전에 식별하고, 점검과 대응을 선제적으로 배치하는 방식으로 행정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싱가포르는 ‘스마트 네이션’ 전략 아래 도시 전반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결해 교통 흐름, 환경 변화, 공공 서비스 수요를 예측하고 정책 대응을 미리 조정하는 체계를 구축해 왔다. 런던은 공공·민간 데이터를 결합한 도시 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주거, 교통, 환경 관련 정보를 통합 분석하고, 이를 정책 설계와 자원 배분에 반영함으로써 의사결정의 정밀도를 높이고 있다.
서울도 이런 흐름에 올라탄 만큼, 이번 선거는 개발 공약의 규모보다 AI·데이터 기반 행정을 실제 도시 운영 체계로 얼마나 정교하게 연결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이재명 정부는 AI와 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주민 일상 속 불편을 해결하는 '디지털 민생 서비스' 확산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지점에서 서울시와 강남구의 의미가 부각된다. 강남은 재건축, 상권, 교통, 생활 안전 등 다양한 수요가 동시에 작동하는 지역으로, 데이터 기반 행정의 효과가 가장 빠르게 드러나는 구조다. 결국 서울시가 구축한 AI 행정 체계를 강남과 같은 현장에서 얼마나 정교하게 속도를 낼 수 있느냐가 도시 경쟁력의 실질적인 기준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 선거 구도도 이미 가시화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박주민·정원오·전현희 3인을 본경선 후보로 확정했고, 국민의힘은 오세훈 시장과 박수민 의원, 윤희숙 전 의원을 중심으로 경선을 치르고 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가 단순한 개발 공약 경쟁을 넘어 도시 운영 방식과 행정 모델을 둘러싼 경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맥락에서 강남구청장 선거는 서울시 정책의 ‘현장 구현력’을 가늠하는 시험대로 읽힌다. 국민의힘이 지난 3월 31일 김현기 서울시의원을 강남구청장 후보로 확정하면서 선거전은 본격화됐고, 더불어민주당은 전원근 전 정책위부의장과 김형곤 강남구의원 간 2인 경선을 통해 후보를 정할 예정이다.
강남은 정책 효과에 대한 주민 체감도가 빠르고, 이해관계 충돌도 빈번한 지역이다. 이 때문에 서울시 차원의 데이터 기반 행정이 실제로 작동하려면 결국 강남과 같은 지역에서 속도와 정밀함, 집행 신뢰를 입증해야 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결국 이번 선거의 핵심은 공약의 규모보다 행정 모델의 실행력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제시하는 데이터 기반 행정 전략을 자치구 단위에서 얼마나 정교하게 구현할 수 있느냐, 그리고 복합적인 도시 수요를 실제 행정 체계로 연결해낼 수 있느냐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것이다.
AI·디지털 시대의 도시 경쟁력은 더 이상 인프라 확충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세계 주요 도시와 서울의 사례처럼,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시를 운영하고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행정 역량이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서울시장과 강남구청장을 동시에 바라봐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책 방향과 실행 능력이 결합될 때 비로소 도시 경쟁력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