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에서 배터리 핵심 원재료를 직접 확보하는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 생산되는 탄산리튬을 장기간 공급받기로 하면서 배터리 생산뿐 아니라 원재료 단계까지 북미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리튬 개발업체 스맥오버 리튬과 탄산리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스맥오버 리튬은 미국 리튬 개발사 스탠다드 리튬과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 기업 에퀴노르가 공동 설립한 합작회사다. 아칸소주에서 추진하는 ‘남서부 아칸소 프로젝트’를 통해 리튬 생산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계약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스맥오버 리튬이 양산에 들어가는 2029년부터 10년 동안 총 8만톤의 탄산리튬을 공급받는다. 연간 물량은 8000톤 수준이다. 회사는 이를 고성능 전기차 약 18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은 미국 내 리튬 생산 기반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북미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확대되면서 배터리 제조사 입장에서는 현지 생산능력뿐 아니라 핵심 광물 조달망까지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아칸소주에서 생산되는 리튬을 장기간 확보하면서 중국 등 특정 국가에 대한 원재료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도 기대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계약 규모를 약 15억달러로 보도했다.
스맥오버 리튬은 리튬 함유 염수에서 리튬을 직접 추출하는 직접리튬추출(DLE)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전통적인 증발 방식보다 토지와 물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기술로, 이를 활용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면서 탄산리튬을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탄산리튬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삼원계 배터리 모두에 사용되는 핵심 원재료다. 최근 북미에서 ESS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LFP 배터리 수요가 확대되고 있어 안정적인 탄산리튬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산 리튬을 확보함으로써 현지 공급망 요건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 생산된 핵심 광물을 배터리 제조에 활용하면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 요건 충족과 공급망 경쟁력 강화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지역에서 8개의 생산시설을 구축·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현지 원재료 공급망까지 확보하면서 광물 조달부터 배터리 제조로 이어지는 현지화 수준을 한 단계 높이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의 원재료 조달처 다변화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세계 최대 리튬 생산업체 가운데 하나인 칠레 SQM과 수산화리튬 및 탄산리튬 총 10만톤 규모의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호주와 캐나다, 칠레 등 비중국권 업체들과 협력 관계를 확대하고 있다.
호주 라이온타운과의 협력도 유지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월 2024년 투자했던 라이온타운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 뒤 보유 지분을 매각해 약 800억원의 투자수익을 확보했다. 지분은 정리했지만 라이온타운과 체결한 15년간 175만톤 규모의 리튬 정광 공급계약은 유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으로도 북미를 중심으로 원재료 조달부터 생산까지 이어지는 현지 공급망 구축을 강화할 방침이다.
스탠다드 리튬의 데이비드 박 CEO는 “세계적인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이번 계약을 체결하게 되어 매우 뜻깊다”며 “미국산 탄산리튬을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공급하며 양사가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열 LG에너지솔루션 구매센터장 전무는 “이번 파트너십은 북미 전략 시장에서 친환경적으로 생산된 핵심 광물을 확보해 공급망 안정성을 고도화한 의미 있는 성과”라며 “미국 현지 생산과 원재료 조달을 통해 한층 경쟁력 있고 지속 가능한 제품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