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HBF·375단 4D 낸드 등 AI 메모리 기술력 공개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시대 급증하는 데이터 처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메모리 전략을 공개했다. 초고속 메모리인 HBM을 중심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 SSD를 하나의 체계로 연결하는 차세대 AI 메모리 생태계를 구축해 미래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글로벌 메모리·스토리지 전문 행사 'FMS 2026'에 참가해 AI 데이터센터를 위한 메모리 기술 방향과 주요 신제품을 선보였다고 7일 밝혔다.
행사에서는 AI 산업이 생성형 AI를 넘어 AI 에이전트 시대로 진입하면서 기존 메모리 구조만으로는 성능과 비용을 모두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점이 핵심 화두로 제시됐다. 이에 따라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메모리를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계층형 메모리(Hierarchical Memory)'가 차세대 AI 인프라의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구조를 완성할 핵심 기술로 고대역폭플래시(HBF)를 소개했다. HBF는 낸드플래시에 TSV(실리콘관통전극) 기술을 적용해 기존 SSD보다 훨씬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를 구현하는 차세대 제품이다. 초고속 연산을 담당하는 HBM과 대용량 저장장치인 SSD 사이에서 데이터 이동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중간 계층 역할을 맡게 된다.
현재 HBF 기술은 SK하이닉스와 샌디스크가 표준 규격 개발을 주도하고 있으며, 구글과 AI 반도체 기업 텐스토렌트도 관련 생태계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AI 추론 서비스 확대에 따라 HB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시에서는 AI 서버용 최신 메모리 제품도 공개됐다. 차세대 HBM4와 HBM4E, HBM3E를 비롯해 서버용 DDR5 메모리와 기업용 SSD 제품군이 전시됐으며, QLC 기반 고용량 eSSD는 이달부터 글로벌 클라우드 고객사를 대상으로 샘플 공급을 시작한다.
차세대 낸드 기술도 눈길을 끌었다. SK하이닉스는 웨이퍼 본딩 공정을 처음 적용한 375단 4D 낸드를 공개하며 이전 세대보다 전력 효율을 크게 개선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를 적용한 차세대 기업용 SSD를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CXL 기반 메모리 확장 기술도 소개했다. 서버와 GPU가 메모리를 공유하는 AI 에이전트 시스템과 D램·SSD를 통합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메모리 기술을 시연하며 AI 데이터센터의 확장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단순히 개별 메모리 제품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 데이터센터 전체를 구성하는 메모리 아키텍처를 제안했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AI 모델이 대형화되고 실시간 추론 서비스가 확대될수록 메모리 간 데이터 이동을 최소화하는 설계가 성능과 전력 효율을 좌우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서 확보한 경쟁력을 기반으로 HBF와 차세대 낸드, CXL까지 기술 영역을 확대하면서 AI 메모리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를 개별 제품이 아닌 통합 솔루션으로 제안하는 전략이 AI 인프라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