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9% 이상 확보하며 2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방산과 우주사업을 미래 성장축으로 육성하고 있는 한화가 KAI와의 협력 기반을 확대하며 국내 항공우주 산업 내 영향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6일 공시를 통해 KAI 지분 6.50%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한화시스템이 추가 매입한 지분 1.53%, 한화에어로스페이스 USA가 보유한 1.01%를 합치면 한화그룹 전체 지분율은 9.04%에 달한다.
이에 따라 한화는 KAI 최대주주인 수출입은행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특히 한화가 지난달 약 5000억원 규모의 지분 취득 계획을 발표한 이후 한 달여 만에 당초 목표 수준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추가 지분 확대에도 나선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연말까지 5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KAI 지분을 9.97%까지 늘리기로 결정했다. 계획이 완료되면 한화그룹 전체 지분율은 12%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지분 확대를 단순 투자 이상의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한화는 최근 KAI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했다. 이는 향후 사업 협력 확대와 전략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검토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한화는 현재 발사체, 위성, 방산 전자장비, 우주 서비스 등 다양한 우주·항공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대표 항공기 체계종합 기업인 KAI와의 협력 범위가 확대될 경우 연구개발과 수출 경쟁력 측면에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글로벌 방산 시장이 무인기와 위성, 우주 기반 감시체계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양사의 협력 가능성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KAI는 한국형 전투기(KF-21), 군용기, 위성 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으며, 한화는 발사체와 위성 탑재체, 방산 시스템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방산 기업들은 항공·우주·위성 사업을 하나의 생태계로 통합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한화의 KAI 지분 확대는 단순한 투자 수익보다 장기적인 우주항공 밸류체인 구축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국내 우주산업은 아직 개별 기업 중심으로 분산돼 있는 측면이 있다"며 "한화와 KAI 간 협력이 강화될 경우 발사체부터 위성, 항공기, 우주 서비스까지 연결되는 대형 산업 생태계 구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한화가 추가 지분 매입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할 경우 향후 KAI와의 공동 사업 추진, 해외 수출 협력, 차세대 우주사업 투자 등 다양한 전략적 협력 방안이 구체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화의 이번 행보가 국내 항공우주 산업 재편의 신호탄이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