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KAI 지분 15% 넘겼다… ‘우주·항공 통합’ 행보 본격화
한화, KAI 지분 15% 넘겼다… ‘우주·항공 통합’ 행보 본격화
  • 이준성
  • 승인 2026.08.1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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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새 3.45% 추가 매입… KAI 2대 주주로 영향력 확대
'40년까지 우주·AI에 55조 투자…창원·사천 항공우주 벨트 구상
서울 중구 소재 한화그룹 본사/ 한화그룹 제공
서울 중구 소재 한화그룹 본사/ 한화그룹 제공

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15% 이상으로 끌어올리면서 국내 항공·우주산업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재무적 투자를 넘어 방산과 항공, 위성, 발사체, 인공지능(AI)을 하나의 사업 축으로 묶으려는 한화의 중장기 전략과 맞물린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시스템은 10일 KAI 주식을 추가 취득해 지분율을 4.98%로 높였다고 공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9.90%,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 1.01%를 합치면 한화그룹의 KAI 지분은 15.89%가 됐다.

한화시스템은 지난달 연내 5000억원 규모의 KAI 지분 추가 매입 계획을 밝힌 이후 한 달 동안 약 3.45%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한화그룹은 지난 6월 국민연금을 제치고 KAI 2대 주주에 올라선 데 이어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KAI 최대주주는 지분 26.41%를 보유한 한국수출입은행이다.

이번 지분 확대에 따라 한화는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공정거래법상 상장사 주식을 15% 이상 취득하면 기업결합 신고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한화가 KAI의 경영권을 확보한 것은 아니어서 업계에서는 경쟁 제한 여부를 중심으로 간이 절차가 적용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화는 KAI 지분 확대를 통해 경영권을 행사하기보다는 전략적 협력 기반을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한화그룹은 KAI 2대 주주로서 양사 간 사업 협력을 확대하고 글로벌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과정에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방산 분야에서 한화의 지상·함정·항공엔진 역량과 KAI의 전투기·헬기·우주사업 역량을 결합할 경우 해외 수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특히 KAI가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을 비롯해 군용기와 헬기, 위성·발사체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만큼 한화 입장에서는 기존 방산 사업과 우주항공 사업의 연결고리를 강화할 수 있는 전략적 자산으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한화가 장기적으로 KAI의 사업 경쟁력과 글로벌 수출 확대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지를 보다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화의 KAI 지분 확대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그룹 차원의 대규모 우주·AI 투자 계획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한화는 지난달 3일 2040년까지 우주항공과 AI 분야에 총 55조원을 투자하는 ‘AI 우주강국’ 중장기 전략을 공개했다. 독자 발사체와 위성망을 확보하는 동시에 우주 AI 데이터센터와 국방 AI 인프라 등을 구축해 우주산업의 밸류체인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한화는 경남 창원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사천의 KAI,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등을 연결하는 남부권 우주·항공 산업벨트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발사체와 위성, 항공기, 방산 시스템을 지역별 거점과 연결해 국내 우주산업 생태계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시스템 역시 초저궤도 위성, 위성통신망, 우주 AI 데이터센터 등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체와 엔진 등 우주 수송 분야를 담당하고 있어 KAI까지 사업 축에 들어오면 그룹 차원의 우주항공 밸류체인이 한층 촘촘해질 수 있다.

결국 이번 KAI 지분 확대는 한화가 기존 방산 사업의 외연을 넓히는 동시에 우주산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하는 과정에서 나온 전략적 투자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KAI의 2대 주주로서 두 회사 간 사업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확대하고 글로벌 수출 확대 지원 등과 관련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관심은 한화가 KAI 지분을 어느 수준까지 추가 확보할지와 함께 실제 사업 협력으로 어떤 성과를 만들어낼지에 쏠릴 전망이다. 특히 KF-21 등 항공 분야 수출과 우주 발사체·위성 사업에서 양사의 기술과 생산 역량이 결합될 경우 국내 방산·우주산업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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