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3 — 유럽 | 다보스에서 터진 ‘그린란드 충돌’…미·EU, 관세로 시험대
Part 3 — 유럽 | 다보스에서 터진 ‘그린란드 충돌’…미·EU, 관세로 시험대
  • 정연수
  • 승인 2026.01.21 1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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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압박에 EU ‘930억유로 보복’ 카드 검토…갈등, 무역 넘어 시장 접근·규제 전선으로 확산


글의 순서

 

Part 1 — 북미 | 캐나다의 조용한 반란, 서구 동맹 시대의 종말을 알리다

Part 2 — 북미 | 캐나다–중국 관계 재설정: 외교 ‘연출’ 뒤의 숨은 정책 목표

Part 3 — 유럽 | 다보스에서 터진 ‘그린란드 충돌’…미·유럽 동맹, 관세로 시험대

 

 

그래픽: Korea IT Times │ AI 활용 제작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은 통상 시장에 정책 안정성을 확인시키는 무대였다. 그러나 2026년 1월의 다보스는 정치적 갈등이 얼마나 빠르게 관세, 보복 준비, 동맹 관리 문제로 번질 수 있는지를 드러내고 있다. 촉발 요인은 그린란드다. 유럽 당국자 발언과 다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 압박이 그린란드 문제와 연동되며 주권 이슈가 통상 갈등으로 전환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럽 주요국이 이를 단순한 오해나 일시적 마찰로 보지 않는 이유가 있다. 워싱턴이 동맹국을 상대로도 전략 목표 달성을 위해 무역 수단을 활용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 프레임은 유럽의 대응 방식 자체를 바꾼다. 외교적 완화보다 ‘노출 축소’가 정책 우선순위로 올라오며, EU 27개국이 얼마나 빠르게 공동 대응을 묶어낼 수 있는지가 시험대에 오른다.

그린란드의 가치가 정치적 상징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도 변수다. 연구에 따르면 북극 항로는 조건에 따라 동북아–북유럽 구간의 해상 운항 거리를 최대 40%까지 줄일 수 있어, 물류 지형과 안보 계획의 연계성이 강화되고 있다.

핵심 광물 이슈가 여기에 겹친다. 2023년 기준 언론 보도에서 인용된 조사에 따르면 EU가 지정한 34개 핵심 원자재 중 25개가 그린란드에서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고, EU는 공급망 회복력 차원에서 그린란드 관련 프로젝트를 전략적 과제로 다뤄왔다.

유럽의 정책 대응은 억제와 준비라는 두 축으로 움직이고 있다.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EU는 미국산 수입품 약 930억 유로 규모를 대상으로 한 보복 패키지를 검토해왔으며, 미국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일정에 맞춰 가동하는 방안이 논의돼 왔다.

동시에 유럽은 이번 사안을 ‘상품 관세’로만 제한하지 않겠다는 신호도 내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은 북극 전략 패키지 준비와 함께, 유럽 차원의 쇄빙선 개발 등 역내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낸 바 있다.

대응 수단은 관세 외에도 확대되고 있다. 유럽 내에서는 2023년 말 발효된 EU ‘반강압(코어션) 대응 수단(Anti-Coercion Instrument/ ACI)’이 거론되며, 경제적 압박을 정책 변경 강요 수단으로 사용하는 상황을 전제로 설계된 체계라는 점이 강조된다.

이 제도의 의미는 관세를 넘어 ‘시장 접근’까지 다룬다는 데 있다. 무역 허가, 서비스 접근, 공공조달 등 단일시장 기반 레버리지를 통해 대응할 수 있어, 단순한 맞불 관세보다 파급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이는 약 4억 5천만~5억 명의 소비자로 구성된 EU 단일 시장과 연계된 영향력을 의미한다(보고 기준에 따라 상이).

시장 관점에서 리스크가 커지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관세는 가시적이고 되돌리기 쉬운 편이지만, 규제·서비스·조달 접근을 건드리는 조치는 한 번 작동하면 정치적 긴장이 완화돼도 복원에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이번 갈등은 관세 계획이 구체화되며 더 증폭됐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가 미국에 “매각”될 경우를 조건으로 미국이 2월 1일부터 10% 관세를 시작해 6월 1일까지 25%로 올리는 구상을 거론했고, 유럽 정부들은 이러한 접근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포인트는 ‘변동성의 형태’가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물가 서프라이즈만이 아니라, 통상 도구가 지정학 목표에 의해 빠른 속도로 가동될 수 있다는 사실이 위험 프리미엄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한국 입장에서도 유럽의 사례는 먼 이야기가 아니다. 북미에서 확인된 패턴이 유럽에서도 반복되는지를 보여주는 2차 확인 신호다.

캐나다는 에너지·광물·안보를 묶는 대륙 플랫폼 논리 속에서 가까운 동맹이 ‘전략 자산’으로 취급될 수 있음을 드러냈다. 유럽은 주권과 북극 안보 변수가 미국 국내 정치와 맞물릴 때, 대형 동맹도 강한 통상 압박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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