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공장에서 제작한 콘크리트 부재를 현장에서 조립하는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구조 기술을 고도화하며 미래형 주거 모델의 구현 범위를 넓히고 있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PC 라멘 구조의 보와 기둥을 연결하는 ‘PC 특수모멘트 보-기둥 건식 접합 공법’으로 한국콘크리트학회 기술 인증을 획득했다.
이번 기술의 핵심은 현장에서 콘크리트를 추가 타설하는 습식 방식 대신 철골 브라켓과 볼트 체결 방식의 연결기구를 활용해 PC 부재를 결합하면서 높은 수준의 내진성능을 확보하는 데 있다.
삼성물산은 앞서 2024년 동일한 연결기구를 활용한 중간모멘트 골조 기술인증을 확보한 데 이어 접합부 형상을 개선하고 극한 성능 시험을 진행해 특수모멘트 골조 수준으로 성능을 높였다. PC 건식 접합 방식으로 특수모멘트 골조 기술인증을 받은 것은 국내 최초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번 기술은 삼성물산이 개발 중인 ‘넥스트 홈’의 구조적 기반과도 연결된다. 넥스트 홈은 기존 벽식 아파트와 달리 세대 내부 기둥을 없애고 기둥과 보가 하중을 지지하는 라멘 구조를 적용해 입주민이 필요에 따라 실내 공간을 바꿀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용인 기흥구에 테스트베드를 구축해 넥스트 라멘과 모듈형 인필 등 관련 기술을 실제 주거 공간에 적용한 바 있다.
라멘 구조에서는 보와 기둥이 만나는 접합부가 전체 구조의 안전성을 좌우하는 만큼 접합 기술 확보가 핵심이다. 특히 초고층 건축물에 적용하려면 지진 발생 시 반복되는 큰 변형에도 구조적 성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건식 접합 방식의 장점은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작업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공장에서 제작한 PC 부재를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어서 현장 콘크리트 타설과 양생 등에 필요한 공정을 줄이고 공정 표준화와 품질 관리에도 유리하다.
삼성물산은 이번 인증을 통해 PC 라멘 구조를 초고층 주거시설에 적용하기 위한 기술적 기반을 한층 강화했다. 특히 건식 접합 기술과 모듈형 건축 기술을 결합할 경우 현장 작업을 최소화하는 오프사이트 건설(OSC) 방식의 적용 범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PC 공법이 공기 단축과 현장 생산성 개선뿐 아니라 인력 부족과 현장 작업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건설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구조 안전성까지 확보되면 PC 라멘 구조를 주거시설에 적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넓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물산이 넥스트 홈에 공을 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존 주택의 획일적인 벽식 구조에서 벗어나 구조체와 내부 공간을 분리하면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맞춰 내부 공간을 재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물산의 넥스트 홈 테스트베드에는 넥스트 라멘과 함께 건식 바닥, 모듈형 욕실 등 조립·교체가 가능한 기술들이 적용됐다.
변동규 삼성물산 주택기술혁신팀장은 “이번 인증은 PC 라멘 구조에 요구되는 높은 내진성능을 실용적인 건식 접합 기술로 구현하고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