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공동 취재팀
세계 주요 기술 전시회에서는 참가 기업 수가 경쟁력의 척도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온타리오주는 COMPUTEX 2026에서 규모보다 집중을 선택했다. 소수의 유망 기업에 자원을 집중 투입해 실제 시장 진출과 파트너십 성과를 높이는 전략이다.
온타리오주의 지원 모델은 단순한 전시 참가 지원을 넘어선다. 주정부와 연방 무역기관, 기술 지원 프로그램이 결합해 기업의 해외 진출 과정 전반을 지원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전시회 참가 자체보다 실제 사업 성과 창출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온타리오 ICT 수출 비즈니스 미션
온타리오 경제개발·일자리창출·무역부(Ontario Ministry of Economic Development, Job Creation and Trade)는 캐나다 타이베이 무역사무소와 협력해 ICT 수출 비즈니스 미션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COMPUTEX 2026 기간인 6월 2일부터 5일까지, 최대 8개 온타리오 기술기업을 선발해 지원했다.
목표는 온타리오 기업의 대만 및 아시아·태평양 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것이다. COMPUTEX를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 투자 유치, 기술 홍보의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지원 내용은 일반적인 부스 제공 수준을 넘어선다. 완비된 턴키(Turn-key) 전시 부스 제공, 기업별 1대1 수출 컨설팅, 대만 및 아시아 시장 브리핑, 현지·국제 ICT 기업과의 네트워킹 프로그램 등이 포함된다.
참가 비용 역시 정부 지원 비중이 높다. 턴키 부스 패키지는 약 2,500~3,000 캐나다달러, 일반 참가 패키지는 약 1,500~2,000 캐나다달러 수준으로 실제 비용 상당 부분을 정부가 부담한다. 올해 프로그램 신청은 지난 3월 20일 마감됐다.
온타리오관 참가 기업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온타리오관에는 전략 기술 분야 기업들이 참여했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시험·인증기관인 CSA Group이 참가해 국제 인증 및 규제 대응 역량을 소개했다.
Hepzibah는 AI 및 데이터 처리 효율성을 높이는 메모리 중심 컴퓨팅 IP 기술을 선보였다. Mcloudware는 블랙베리 QNX의 대만 공식 파트너로 자동차 및 임베디드 운영체제 분야를 담당하며, Netsweeper는 AI 기반 웹 필터링 및 디지털 안전 솔루션을 소개했다.
이 밖에도 통신, 고객경험(CX), 엔터프라이즈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로보틱스, 자동화, 첨단 제조 분야 기업들이 참여했다. 주요 기술 분야는 AI 및 컴퓨팅, 스마트 제조, 로봇, 사이버보안, 차세대 컴퓨팅, IoT 생태계로 구성됐다.
캐나다 최대 규모 기술 대표단
온타리오의 전략은 단순한 주정부 단위 참가에 그치지 않는다. 이번 COMPUTEX에서는 캐나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술 대표단 가운데 하나가 구성됐다.
대표단에는 온타리오를 비롯해 앨버타, 브리티시컬럼비아, 퀘벡이 참여했으며, 캐나다기술가속기(CTA·Canadian Technology Accelerator)도 함께했다. 전체 참가 기업 수는 30개 이상이다.
온타리오 캐나다관은 TaiNEX 1에, 캐나다 통합관은 TaiNEX 2에 마련됐다. 스타트업 전시 구역인 InnoVEX에서는 CTA가 별도로 선발한 8개 딥테크 스타트업이 참가해 하드웨어 혁신과 첨단 기술을 선보였다.
대표단 전체의 공통 주제는 AI, 반도체, 스마트 제조, 로보틱스, 자동화, 사이버보안, 광학 센싱, 차세대 컴퓨팅이었다. 이는 주정부 간 협력과 연방 차원의 혁신 프로그램이 결합할 때 기술 다양성과 글로벌 가시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온타리오 모델의 특징
온타리오의 접근 방식은 일반적인 국가관 운영 방식과 차이를 보인다. 수십~수백 개 기업을 동시에 지원하기보다 소수의 기업에 집중해 지원 밀도를 높이는 전략을 선택했다.
턴키 전시 서비스와 맞춤형 컨설팅, 시장 진출 자문,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통합 제공함으로써 기업의 해외 진출 부담을 줄이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이 전시회 준비에 소모하는 비용과 시간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다른 특징은 다층적 협력 구조다. 주정부와 연방 무역기관, 혁신 지원 조직이 함께 참여함으로써 단일 기관 중심의 지원보다 더 넓은 네트워크를 제공한다.
온타리오는 COMPUTEX뿐 아니라 MWC 등 주요 글로벌 전시회를 연계한 지속적 수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일회성 참가가 아닌 장기적 수출 파이프라인 구축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한국이 참고할 점
한국은 KOTRA와 중소벤처기업부를 중심으로 세계적으로도 활발한 수출 지원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대규모 한국관 운영과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은 이미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다만 온타리오 사례는 몇 가지 시사점을 제공한다. 대규모 국가관과 병행해 전략 기업을 대상으로 한 소수 정예 집중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서울시, 경기도 등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간 연계 모델을 강화해 다층적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단순 부스 제공을 넘어 시장 진출 자문과 전문 컨설팅을 결합한 패키지형 지원도 확대될 필요가 있다.
전시회의 특성에 맞춘 분야별 특화 미션도 중요하다. COMPUTEX의 경우 AI, 반도체, 로보틱스, 스마트 제조 분야를 중심으로 한 맞춤형 지원이 효과적일 수 있다.
무엇보다 일회성 사업보다 지속적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의 해외 진출 경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온타리오 모델은 ‘정부가 기업의 손을 잡고 시장까지 함께 간다’는 지원 철학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한국은 이미 우수한 수출 지원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지원의 집중도와 실질적 시장 진입 지원을 강화한다면 글로벌 무대에서 국내 중소기업의 성과를 한층 높일 수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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