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양자암호통신망을 실제로 구축하기 전에 네트워크 성능과 운용 조건을 가상 공간에서 검증할 수 있는 기술을 공동 개발했다.
22일 SK텔레콤은 KISTI와 개발한 양자암호통신망 디지털 트윈 기술을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광통신 분야 국제 행사 ‘ECOC 2026’에서 공개했다.
양자암호통신망은 광케이블의 길이와 손실 등 현장 조건에 따라 장비 성능이 달라질 수 있고, 고가의 장비를 활용해야 해 구축 전 다양한 환경을 반복적으로 시험하기가 쉽지 않다. 양사는 이 같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실제 네트워크 환경을 가상으로 재현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핵심은 SK텔레콤의 양자키관리 시스템(Key Manager)과 KISTI의 양자키분배(QKD) 시뮬레이터를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TSI) 표준에 맞는 인터페이스로 연결한 것이다.
가상 환경에서 키관리 시스템이 양자키를 요청하면 시뮬레이터가 통신 거리와 광손실 등 다양한 조건을 구현하고, 이에 따른 양자키 생성량과 장비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이를 통해 양자키 생성부터 관리와 공급에 이르는 과정을 실제 구축 전에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단순한 장비 시뮬레이션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도 특징이다. 수신 효율과 후처리 알고리즘 등 장비 특성과 실제 통신 환경을 함께 반영할 수 있어 네트워크 구성과 설정값을 사전에 조정할 수 있다. 검증 결과를 실제 구축 환경에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 디지털 트윈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양사의 기술적 역할도 분담됐다. SK텔레콤은 양자키관리 시스템을 컨테이너 기반으로 구현하고 쿠버네티스를 활용해 운영함으로써 다양한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KISTI는 통신 거리와 광손실 등 조건을 조절할 수 있는 QKD 시뮬레이터를 개발했다.
업계에서는 양자암호통신이 실증 단계를 넘어 실제 네트워크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장비와 시스템 간 호환성, 구축 전 성능 검증, 운영 효율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이번 기술은 국제 표준 인터페이스를 적용해 특정 장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다양한 시스템과의 연동 가능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관련 산업의 상호운용성 확대에 활용될 수 있다는 평가다.
양자암호통신망 제어 시스템은 키관리 시스템과 시뮬레이터를 통합적으로 제어한다. 향후 실제 QKD 장비로 구성된 네트워크로 확장할 경우 가상 검증 환경에서 확인한 설정을 실제 운용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구조다.
이번 기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양자암호통신 관련 연구개발 과제를 통해 개발됐다. SK텔레콤과 KISTI는 향후 다양한 양자암호 장비와 네트워크 조건을 지원하면서 상호운용성과 확장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류탁기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 담당은 “다양한 네트워크 조건을 가상으로 구현해 양자키관리 기능을 유연하게 검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확장성과 운영 효율을 갖춘 양자암호통신 환경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중석 KISTI 네트워크미래기술연구본부장은 “실제 키관리 시스템과 QKD 시뮬레이터를 연동해 다양한 환경을 검증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양자암호통신망의 상호운용성과 확장성을 높이는 기술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