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주 퇴출’ 현실로… 코스닥 상장사 무더기 관리종목 위기
‘동전주 퇴출’ 현실로… 코스닥 상장사 무더기 관리종목 위기
  • 정연진
  • 승인 2026.08.0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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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1000원 미만 38곳 우려 공시… 시총 기준 강화까지 겹쳐 ‘상폐 한파’
자사주 매입·유상증자 등 기업들 대응 분주… 부실기업 솎아내기 본격화
이미지/ Korea IT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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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100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른바 ‘동전주’를 대상으로 한 상장폐지 제도가 본격적으로 작동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부실기업 퇴출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특히 코스닥을 중심으로 관리종목 지정 우려가 있는 기업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상장사들의 생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9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주가 1000원 미만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우려를 공시한 상장사는 코스닥 38곳, 코스피 10곳으로 집계됐다. 우선주를 제외하면 총 48곳이다.

이 가운데 43곳은 지난 5일 한꺼번에 관련 공시를 냈으며, 6일과 7일에도 각각 3곳과 2곳이 추가됐다. 새 제도 시행 이후 주가가 1000원 아래에서 장기간 머문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관리종목 지정 대상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7월 1일부터 주가 1000원 미만의 동전주를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했다. 30거래일 연속 주가가 기준을 밑돌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

제도 도입 전부터 동전주는 국내 증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 6월 기준 주가 1000원 미만 종목은 219개로 전체 상장사의 약 7.6%에 달했다. 금융당국은 낮은 주가와 시가총액을 가진 기업이 주가조작 등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고 시장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퇴출 요건을 신설했다.

이번 조치는 단순히 주가 기준만 강화한 것이 아니다. 액면병합이나 감자를 통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규제를 피하는 방식도 차단하기 위한 장치가 마련됐다. 최근 1년 이내 주식병합·감자를 실시한 기업은 관리종목 지정 이후 일정 기간 추가 병합·감자가 제한되며, 10대 1을 초과하는 과도한 병합·감자도 제한된다.

오는 12일까지 주가를 1000원 이상으로 회복하지 못하는 기업이 추가로 발생할 경우 관리종목 지정 대상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일시적인 주가 반등을 유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상장폐지로 이어지는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시가총액 요건까지 동시에 강화되면서 퇴출 압박은 더욱 커졌다. 7월 1일부터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은 300억원, 코스닥은 200억원으로 상향됐다. 관리종목 지정 이후에도 일정 기간 기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

실제 지난달 1일 이후 시가총액 미달로 관리종목 지정 우려를 공시한 기업은 코스닥 44곳, 코스피 12곳 등 56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28곳은 이미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지난 7일 기준 시가총액 기준에 미달하는 기업도 코스닥 194곳, 코스피 41곳에 달했다. 특히 코스닥은 전체 상장사 1820곳 가운데 약 10.6%가 시가총액 기준에 미달해 제도 강화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간 상태다.

상장사들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일부 기업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방어에 나서는 한편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을 단순한 주가 부양책을 넘어 강화된 상장 유지 요건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들의 생존 전략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자사주 매입만으로 실적과 기업가치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일시적인 주가 방어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이번 제도 개편을 추진한 배경에는 ‘상장은 쉽지만 퇴출은 어려운’ 국내 증시의 구조를 바꾸겠다는 의지가 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부터 코스닥 집중관리기간을 운영하며 부실기업에 대한 상장폐지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이번 ‘동전주 솎아내기’는 주가 1000원이라는 숫자 하나를 기준으로 기업을 걸러내는 데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시가총액과 자본잠식, 공시위반 등 상장 유지 요건이 전반적으로 강화되면서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한 기업들의 시장 퇴출이 빨라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반면 기업 입장에서는 주가 관리와 자본 확충만으로 기준을 맞추기보다 실적 개선과 재무구조 강화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더욱 중요해졌다. 강화된 상장폐지 제도가 국내 증시의 부실기업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걸러내고 투자자 신뢰를 높일 수 있을지가 향후 시장의 주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도 개편은 단순히 주가가 낮은 기업을 걸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갖춘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을 구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단기적인 주가 방어보다는 실적과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상장 유지 요건을 충족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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