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 규모 ‘한국판 국부펀드’ 내년 출범… AI·반도체 미래산업에 투자
20조 규모 ‘한국판 국부펀드’ 내년 출범… AI·반도체 미래산업에 투자
  • 김민지
  • 승인 2026.07.3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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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에 전략투자 계정 신설… 초장기 지분 투자로 첨단기술·공급망 확보 추진
정부 개입 최소화하고 민간 전문가 참여 확대…국가 경쟁력 방어 수단 활용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사진 왼쪽)이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경제성장수석 등과 함께 관계기관 합동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여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사진 왼쪽)이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경제성장수석 등과 함께 관계기관 합동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여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정부가 글로벌 산업 패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 전략 투자 플랫폼을 만든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우주, 양자 등 미래 성장 분야와 핵심 해외 공급망 기업에 장기간 자금을 투입하는 20조원 규모의 ‘한국판 전략형 국부펀드’가 내년 출범한다.

정부는 31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회의에서 ‘한국판 전략형 국부펀드 도입 방안’을 확정했다.

이번 펀드는 단기 수익을 목표로 하는 일반 투자 상품과 달리 국가 차원의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내자본’ 성격을 갖는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미·중 기술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핵심 산업에 장기 자금을 공급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초기 조성 규모는 20조원 이상이다. 정부는 산업은행·수출입은행·기업은행 등 공공기관 보유 주식 약 16조원과 상속·증여세로 받은 물납 주식 약 4조원을 활용해 재원을 마련한다.

향후 반도체 산업 성장에 따른 추가 세수, 미래 대응 기금, 민간 기부금 등도 추가 재원으로 검토해 투자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운영 방식도 기존 정책금융과 차별화된다. 새 펀드는 한국투자공사(KIC) 내부에 별도의 ‘전략산업 투자계정’을 설치해 운용한다. 기존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활용하면서도 투자 판단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투자 방향과 큰 틀의 전략만 제시하고 개별 기업 투자 결정에는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이를 위해 KIC 운영위원회에 민간위원 3명을 추가해 민간 중심 의사결정 구조를 강화할 방침이다.

투자 대상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 분야다. AI, 반도체, 우주, 양자 기술을 비롯해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 인프라와 글로벌 공급망 핵심 기업에 대한 직접 투자를 추진한다.

특히 단순 융자나 보증 방식이 아닌 기업 지분을 직접 확보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투자 기업의 성장 과정에 장기적으로 참여하고, 필요할 경우 의결권 행사를 통해 기업 가치 제고와 핵심 기술 보호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펀드가 해외 주요 국가들의 산업 투자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투자 플랫폼’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중국, 유럽 등이 자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과 첨단산업 육성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상황에서 한국 역시 전략 산업에 대한 장기 투자 체계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기존 정책펀드와의 연계도 강화한다. 모태펀드와 국민성장펀드 등이 투자한 기업 가운데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은 새 국부펀드가 후속 투자하는 ‘이어달리기’ 구조를 구축해 정책 자금의 단절을 막을 계획이다.

다만 국부펀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영향력을 차단하고 전문적인 투자 판단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해외 국부펀드처럼 장기 수익성과 국가 전략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면 독립적인 운용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오는 8월 한국투자공사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연내 국회 통과를 목표로 제도 마련에 나선다. 법 개정이 완료되면 내년부터 본격적인 투자 집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판 전략형 국부펀드는 미래 산업 경쟁력 확보와 공급망 안정성을 위한 장기 투자 기반”이라며 “민간 전문성을 최대한 활용해 국가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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