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엔비디아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옴니버스(Omniverse)’를 활용해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라인의 가상 공장 구현에 나섰다. 복잡한 반도체 제조 환경을 3차원 가상공간에 정밀하게 재현하고, AI 기반 시뮬레이션까지 적용하며 스마트 제조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SK텔레콤은 1일 대만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AI 콘퍼런스 ‘GTC 타이베이’에서 자사의 제조 AI 기술이 주요 협력 사례로 소개됐다고 밝혔다. 행사 기조연설에서는 SKT와 SK하이닉스가 공동으로 추진 중인 반도체 팹(Fab) 디지털 트윈 구축 사례가 공개됐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 공장과 설비를 가상환경에 동일하게 구현한 뒤 각종 변수를 미리 시험해볼 수 있는 기술이다. 생산 동선 변경이나 장비 배치 조정, 공정 효율 개선 등을 실제 현장 적용 전에 검증할 수 있어 제조업의 핵심 AI 기술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자율형 공장 2030’ 전략의 일환으로 SK텔레콤과 함께 반도체 공정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관련 기술 검증을 마쳤으며, 향후 생산 현장에 단계적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AI가 공장 데이터를 스스로 이해하고 가상공간에 최적화하는 ‘에이전틱 디지털 트윈 모델링’ 기술이다. SK텔레콤은 엔비디아의 AI 개발 도구인 ‘에이전트 툴킷’을 활용해 제조 설비 정보와 공간 구조 데이터를 자동으로 분석·변환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기존에 많은 시간이 필요했던 3D 데이터 변환과 장면 구성, 성능 조정 작업을 상당 부분 자동화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수많은 장비와 복잡한 배관 구조가 얽힌 반도체 공장의 경우, 디지털 트윈 구축 과정에서 막대한 연산 자원이 필요한데 SKT는 GPU 및 메모리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플랫폼 성능 개선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제조 현장이 AI 기반 디지털 트윈 기술이 가장 까다롭게 적용되는 산업 중 하나로 평가한다. 초미세 공정 특성상 작은 변수도 생산성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생산 수율 향상과 공정 안정화를 위해 AI 기반 가상 시뮬레이션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엔비디아 측도 SK텔레콤의 기술 적용 사례를 높게 평가했다. 마이크 가이어 엔비디아 인더스트리얼 디지털 트윈 총괄은 “반도체 팹은 방대한 3D 데이터와 복잡한 설비 구조가 결합된 대표적인 고난도 제조 환경”이라며 “SKT는 옴니버스 기반 AI 기술을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