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네트워크를 스스로 운영·관리하는 차세대 통신 인프라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글로벌 통신업계 표준을 기반으로 네트워크 운영 체계를 재설계함으로써 통신 품질 향상과 운영 효율성 증대는 물론, 미래 AI 서비스 확산을 위한 기반 마련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최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글로벌 통신 산업 행사인 DTW Ignite 2026에서 자율 네트워크 구축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AI 중심 네트워크 운영 체계로의 전환 방향과 실행 계획을 국제 무대에서 공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자율 네트워크는 사람이 직접 설정하거나 장애를 처리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AI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최적의 운영 방안을 스스로 결정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장애 대응 속도를 높이고 운영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보다 안정적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그동안 통신사와 장비 제조사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구축된 네트워크 환경이 AI 활용 확대의 걸림돌이었다고 판단했다. 서로 다른 시스템 간 데이터 구조와 운영 방식이 달라 통합 관리와 자동화 수준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회사는 글로벌 통신 산업 협회인 TM Forum이 제시하는 표준 체계를 기반으로 네트워크 전반을 통합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표준화가 이뤄질 경우 다양한 제조사의 장비와 운영 시스템을 하나의 AI 플랫폼에서 관리할 수 있어 네트워크 확장성과 유연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SK텔레콤은 자율 네트워크 실현을 위해 △운영 프로세스 혁신 △데이터 온톨로지 구축 △차세대 운영지원시스템(OSS) 전환 △AI 에이전트 표준화 등 네 가지 핵심 과제를 추진한다. 이는 단순한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네트워크 운영 방식 자체를 AI 중심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에 가깝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통신 산업 전반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네트워크 장애 예측과 자동 복구 기능이 고도화되면서 서비스 안정성이 향상될 수 있다. 또한 반복적인 운영 업무가 자동화되면서 인력은 보다 고부가가치 영역에 집중할 수 있게 돼 생산성 향상 효과도 기대된다.
아울러 AI 기반 네트워크는 향후 초저지연 서비스, 대규모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등 차세대 산업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네트워크가 실시간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자원을 최적화함에 따라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이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AWS 등 글로벌 기술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양한 네트워크 장비와 플랫폼을 AI 기반으로 통합 관리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글로벌 수준의 자율 네트워크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실제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SK텔레콤은 현재 1,000개 이상의 자율 네트워크 플랫폼과 AI 에이전트를 자체 개발·운영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AI 관제 시스템인 Spider를 활용해 코어 네트워크 장비를 통합 관리하고 있다. 해당 시스템은 장애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고 대응 방안을 제안해 운영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앞으로 TM 포럼이 제시한 자율 네트워크 최고 수준인 레벨 4 달성을 목표로 기술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레벨 4는 시스템이 스스로 상황을 이해하고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단계로, 통신 네트워크 운영의 상당 부분이 자동화되는 수준을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전략이 단순한 네트워크 자동화를 넘어 AI 시대 통신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글로벌 표준을 중심으로 한 자율 네트워크 구축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국내 통신 산업의 디지털 혁신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술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