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중동 분쟁, 유럽 녹색 전환의 촉매가 될 수 있다
[오피니언] 중동 분쟁, 유럽 녹색 전환의 촉매가 될 수 있다
  • Korea IT Times 편집국
  • 승인 2026.05.1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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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에릭 올손
미드서머(Midsummer) 기계 판매 및 전략 프로젝트 총괄

이란 전쟁은 세계 에너지 시장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결과는 유가와 휘발유 가격의 급등이다. 그러나 이번 분쟁은 유럽은 물론 세계의 녹색 전환을 앞당기는 촉매로 작용할 수도 있다.

4년 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에서는 태양광 패널 수요가 급증했다. 태양광은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전기요금이 치솟는 상황에서 일종의 에너지 안보 수단이 됐다. 이는 단순히 전기요금 문제만이 아니라, 불안정하거나 원치 않는 공급자에게 에너지를 의존하지 않기 위한 국가 안보의 문제이기도 했다.

이제 중동 정세로 인해 에너지 가격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에너지 자립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분쟁은 유럽의 녹색 전환을 가속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EU의 급진적인 새 건축 요건

2026년부터 유럽연합(EU)의 건물 에너지 성능 지침(EPBD)에 따른 신축 건물 태양광 설치 요건이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이 지침에 따르면 향후 수년간 기술적으로 적절하고 경제적·기능적으로 가능한 경우, 신축 건물과 일부 기존 건물에 태양광 지붕을 설치해야 한다.

이 지침의 적용을 받는 건물은 상당히 많다. 개발업체들은 건물 계획 단계에서 태양광 설치 가능성을 합리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는 향후 태양광 설치를 방해하는 불필요한 설계 요소를 피해야 한다는 뜻이다. 해당 요건은 이르면 2026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지만, 전환 규정에 따라 2027년부터 본격화되고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많은 개발업체와 부동산 소유주가 이러한 급격한 건축 요건 변화에 충분히 준비돼 있지 않다. 머지않아 태양광 지붕은 건물에서 화장실이나 전기 콘센트만큼 기본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소비자 측면에서 태양광 수요가 증가한다면 이러한 전환은 더 수월해질 수 있다.

중국산 패널 가격 상승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은 실리콘 패널에 대한 수출 보조금을 줄이는 절차에 들어갔다. 이러한 보조금 축소는 중국 제조업체의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결국 최종 소비자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상승, 아시아에서 운송되는 제품의 물류비 증가 역시 아시아산 태양광 패널 가격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프로젝트 부문에서는 중국산 패널 가격이 최대 20%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에서는 올해 초 몇 달 동안 유통업체와 온라인 매장에서 판매되는 모듈 가격이 이미 최대 30%까지 상승한 사례도 나타났다.

태양광은 가장 저렴한 전력 생산 방식

태양광은 전 세계 거의 모든 지역에서 가장 저렴한 전력 생산 방식이다. 2025년 전 세계 신규 발전 설비의 약 75%가 태양광에서 나왔고, 나머지는 풍력, 석탄, 가스, 원자력 등 다른 발전 기술이 나눠 가졌다.

태양광은 앞으로도 가장 저렴한 전력 생산 방식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며, 향후 수십 년 동안 지배적인 전력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은 이번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 전력 믹스에서 태양광 비중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태양광 패널 생산 분야에서 역내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유럽 정치권은 몇 가지 명확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 유럽 태양전지 제조업체가 사용하는 원자재에 대한 수입 관세를 폐지해야 한다. 현재 EU 역외 국가에서 수입되는 완제품 태양광 패널은 무관세인 반면, 역내 제조업체는 제조용 원자재에 관세를 부담하고 있다. 이는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목표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비논리적이고 역효과적인 구조다.

• EU산 태양광 패널에 대한 인센티브를 도입하거나, 미국 법률과 유사하게 강제노동과 연계된 태양전지 및 패널을 금지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유럽의 노동 조건과 환경 기준에 따라 생산된 태양광 패널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우크라이나에 유럽산 태양광 패널을 지원해야 한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전쟁 속에서 핵심 전력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태양광 패널과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의 장점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EU나 회원국이 태양광 에너지 지원 명목으로 배정한 자금은 유럽 제조업체를 지원하기보다 중국 생산업체에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사용돼 왔다.

• EU 차원의 통일된 투자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모든 회원국이 이론적으로 동일한 국가 보조금 규정을 적용받고 있음에도, 실제 국가별 투자 지원 방식은 크게 다르다. 이로 인해 회원국 간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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