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제약의 통풍 치료제 후보물질 ‘에파미뉴라드(Epaminurad·코드명 URC102)’가 다국가 임상 3상에서 기존 표준 치료제보다 우수한 혈중 요산 감소 효과를 입증하면서 국내 통풍 치료제 시장의 판도 변화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특히 주력 개발 용량인 6mg이 국내에서 가장 널리 처방되는 페북소스타트 40mg을 상대로 통계적 우월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향후 상용화 과정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JW중외제약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5개국 52개 기관에서 통풍 환자 6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에파미뉴라드의 다국가 임상 3상 결과, 6mg 용량이 1차 유효성 평가변수에서 페북소스타트 40mg 대비 비열등성을 넘어 통계적 우월성을 입증했다고 11일 밝혔다.
에파미뉴라드는 신장에서 요산의 재흡수를 담당하는 요산수송체 ‘hURAT1’을 선택적으로 억제해 요산의 배설을 촉진하는 경구용 요산배설촉진제다. 혈중 요산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고요산혈증과 통풍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번 임상시험은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활성대조 방식으로 진행됐다. 에파미뉴라드 6mg과 9mg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요산생성억제제인 페북소스타트 40mg 및 80mg과 각각 비교했다.
핵심 평가 결과에서 에파미뉴라드 6mg의 경쟁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주 연구기간 마지막 3회의 혈청 요산 수치가 6mg/dL 미만을 유지한 환자의 비율은 에파미뉴라드 6mg군에서 50.0%(76명/152명)로 나타났다.
이는 페북소스타트 40mg군의 38.3%(59명/154명)보다 11.7%포인트 높은 수치다. 양군 간 반응률 차이는 통계 분석상 12.0%포인트(95% 신뢰구간 1.26~22.6)로 나타났으며, 사전에 설정한 비열등성 기준을 충족하는 동시에 우월성까지 확인됐다.
통풍 치료에서는 혈중 요산 수치를 일정 수준 이하로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핵심인 만큼, 이번 결과는 에파미뉴라드가 기존 요산생성억제제와 다른 기전의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두 치료군 사이에 뚜렷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치료기간 중 발생한 이상사례(TEAE)를 비롯해 약물이상반응(ADR), 중대한 이상사례(SAE), 중대한 약물이상반응(SADR), 특별관심 이상사례(AESI) 등의 발생률이 페북소스타트군과 유사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임상시험 기간 동안 약물과 관련된 사망 사례도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9mg 고용량은 페북소스타트 80mg과의 비교에서 1차 유효성 평가변수의 통계적 비열등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에파미뉴라드 9mg군의 혈청 요산 6mg/dL 미만 달성률은 59.6%(87명/146명)로, 페북소스타트 80mg군의 63.3%(95명/150명)보다 약 4%포인트 낮았다. JW중외제약은 전체 임상 데이터와 환자 하위집단 분석 등을 추가로 검토해 특정 환자군에서의 고용량 유효성 가능성을 살펴보고 향후 허가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6mg 용량의 임상 결과가 에파미뉴라드의 상업적 가치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통풍 치료 시장에서 처방 비중이 높은 페북소스타트 40mg을 직접 비교 대상으로 삼아 우월성을 확보한 만큼, 실제 출시 이후 기존 치료제 중심의 처방 시장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에파미뉴라드는 기존 요산생성억제제와 다른 방식으로 요산을 낮추는 요산배설촉진제라는 점에서도 차별화 요소가 있다. 다만 실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임상시험에서 확인된 효과가 다양한 환자군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나는지, 장기 복용에 대한 안전성 및 내약성이 어떻게 평가되는지, 향후 약가와 보험급여 조건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등이 추가적인 변수로 꼽힌다.
국내 시장 규모도 성장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2025년 국내 통풍 치료제 시장은 약 411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페북소스타트 계열 제품이 약 347억원으로 전체의 84.4%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페북소스타트 40mg은 약 260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해 전체 시장의 63%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에파미뉴라드가 향후 국내 허가를 획득할 경우 가장 직접적으로 경쟁하게 될 시장이 페북소스타트 40mg 중심의 치료 영역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JW중외제약이 이번 임상에서 6mg을 페북소스타트 40mg과 직접 비교한 것도 상업적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 역시 성장세가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통풍 치료제 시장은 2024년 약 28억달러에서 2030년 약 41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통풍 환자 증가와 함께 장기간 요산 수치를 관리해야 하는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치료 옵션에 대한 수요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JW중외제약은 이번 임상 3상 결과를 기반으로 2027년 국내 품목허가를 목표로 신약허가신청(NDA)을 추진한다. 에파미뉴라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신약 허가·심사 혁신 방안’ 시범운영 과제로 선정됐으며, 지난 7월에는 두 차례의 허가 신청 전 대면회의(Pre-NDA meeting)를 진행했다.
국내 허가 절차와 함께 글로벌 사업화도 병행한다. JW중외제약은 해외 제약사와의 기술제휴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에파미뉴라드의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함은경 JW중외제약 대표는 “통풍 환자 증가와 기존 치료제의 안전성 우려 등으로 새로운 치료 옵션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크다”며 “국내 통풍 치료제 시장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페북소스타트 40mg 대비 우수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한 만큼 품목허가 절차를 차질 없이 준비해 에파미뉴라드가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임상 결과로 에파미뉴라드는 개발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관문 가운데 하나를 넘어섰다. 향후 관건은 임상에서 확인된 6mg의 우수한 효과를 실제 처방 현장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국내 통풍 치료 시장에서 페북소스타트가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에파미뉴라드가 새로운 치료 옵션을 넘어 기존 시장의 처방 패턴까지 바꿀 수 있을지가 향후 상업화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