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사실상 운영자금 고갈 상태에 직면하며 생존 갈림길에 섰다. 대규모 점포 운영 중단에 이어 임직원 급여 지급에도 차질이 발생하면서 유통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최근 주요 채권단인 메리츠금융그룹 측에 긴급 운영자금(DIP 금융) 지원을 요청했다. 회사 측은 현재 유동성 상황만으로는 정상 영업 유지가 어렵다며 사실상 긴급 수혈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10일 전체 104개 점포 가운데 수익성이 낮은 37개 매장의 영업을 잠정 중단했다. 현재 운영 중인 점포는 67곳으로 축소된 상태다. 그러나 남아 있는 점포 운영에도 필요한 자금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전해졌다.
특히 일부 직원들의 4월 급여 지급이 지연된 데 이어 이달 급여 지급 역시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부 불안감도 확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영업 축소가 장기화될 경우 협력업체 납품 차질과 소비자 이탈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현재 대부분의 핵심 자산이 메리츠 측 담보신탁 구조에 포함돼 있어 자체적인 추가 차입이나 자산 유동화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메리츠의 자금 지원 여부가 향후 회생 가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홈플러스는 메리츠 측에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이 유입되기 전까지 사용할 브릿지론과 회생절차 종료 시점까지 필요한 DIP 금융 지원을 함께 요청한 상태다. 다만 메리츠 측은 아직 구체적인 지원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 특성상 영업망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소비자 신뢰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대형마트는 지속적인 상품 공급과 점포 운영이 핵심 경쟁력인 만큼 영업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회생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유통사는 현금 흐름이 끊기는 순간 정상화 속도가 급격히 떨어진다”며 “현재 운영 중인 점포마저 문을 닫게 되면 협력사와 임직원, 지역 상권까지 연쇄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역시 “영업이 중단되면 정상화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다”며 “사회적 파급효과를 고려해 금융권의 전향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