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6880억 파라미터 ‘A.X K2’ 공개… AI 모델 경쟁 넘어 산업 전환 정조준
SKT, 6880억 파라미터 ‘A.X K2’ 공개… AI 모델 경쟁 넘어 산업 전환 정조준
  • 김민지
  • 승인 2026.07.2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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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국방·바이오로 활용처 확대… 업계 “모델 규모보다 실제 산업 적용·수익화가 성패 가를 것”
이미지/ S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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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대규모 AI 파운데이션 모델 ‘A.X K2’를 공개하며 독자 AI 기술 경쟁력 확보와 산업 현장 공략에 동시에 속도를 낸다. 모델 성능 고도화에 그치지 않고 제조·국방·바이오·사무 등 산업 전반에 AI를 투입해 실제 업무 혁신으로 연결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글로벌 AI 시장이 초거대 모델을 중심으로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SK텔레콤은 6880억개 매개변수를 갖춘 A.X K2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국내 기업과 개발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국내 AI 기업이 글로벌 빅테크와 정면으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모델 자체의 성능뿐 아니라 특정 산업에 최적화된 활용 사례와 비용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텔레콤은 29일 오픈소스 커뮤니티 허깅페이스를 통해 A.X K2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A.X K2는 기존 519B 규모의 A.X K1보다 모델 크기를 키우면서 수학·과학 추론과 한국어 지식, 장문 추론 역량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SK텔레콤 자체 평가에서 A.X K2는 국내외 14개 벤치마크 평균 성능이 A.X K1보다 32.2%포인트 개선됐다. 특히 장문 이해와 에이전트 관련 평가에서는 약 83.9%포인트의 성능 향상을 기록했다.

성능 개선에는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SGA(Sparse Gated Attention)’ 구조가 적용됐다. 긴 문맥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모든 정보를 동일하게 참조하는 대신 관련성이 높은 정보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긴 문서를 다루거나 복잡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산업 현장에서 정확성과 처리 효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SK텔레콤은 A.X K2가 최근 6개월 내 공개된 해외 주요 AI 모델들과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벤치마크 성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국내 독자 AI 모델의 기술 수준을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하고 향후 산업별 특화 모델 개발의 기반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글로벌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얼마나 큰 모델을 만들었느냐’에서 ‘얼마나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실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느냐’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수천억~조 단위 매개변수를 갖춘 초대형 모델 개발 경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기업 고객 입장에서는 모델의 절대적인 크기보다 업무 정확도와 추론 비용, 보안, 데이터 주권, 기존 시스템과의 연동 여부가 도입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SK텔레콤이 A.X K2를 제조와 국방, 바이오 등 산업 현장에 투입하려는 전략은 국내 AI 사업의 현실적인 경쟁력을 시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조 분야에서는 철강 제조기업 KG스틸과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 코넥이 A.X K2 기반 제조 특화 AI 에이전트 실증에 참여한다. SK텔레콤은 올해 하반기 KG스틸 당진공장 냉간 압연 라인과 코넥의 주조·가공 공정에 데모 버전을 적용해 현장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제조업은 설비 운영과 품질관리, 생산공정 등 현장 데이터가 복잡하고 전문성이 높은 분야인 만큼 범용 AI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AI 모델에 각 기업이 축적한 현장 지식과 데이터를 결합해 업무 특화형 에이전트로 발전시키는 것이 향후 기업용 AI 시장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방 분야에서는 보안과 데이터 주권을 고려한 경량화 모델을 앞세운다. SK텔레콤은 국방부와 협력해 A.X K1을 기반으로 메모리 사용량을 줄이고 처리 속도를 높인 양자화 모델 3종을 개발했다. 향후 육·해·공군과 해병대 산하 부대에서 활용할 계획이다.

바이오 분야에서도 AI 활용을 확대한다. SK텔레콤은 SK바이오팜과 난치성 암 표적 치료제 개발 과정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며, 신약 개발 초기 연구 기간을 기존 1~2년에서 약 5개월로 단축한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AI가 단순히 문서 작성이나 검색을 넘어 제조·신약개발 등 고부가가치 산업의 연구개발 과정에 직접 투입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AI 도입에 따른 시간 단축과 비용 절감 효과를 수치로 입증할 수 있는 분야일수록 기업용 AI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은 사무 영역에서도 A.X K2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에이닷 비즈에 적용해 뉴스레터 제작과 자료 수집·분석, 보고서 생성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의 사내 업무용 AI 도구에는 경량 모델을 제공해 문서 작성과 정보 정리 등에 활용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 서비스에서도 A.X K2 경량 모델을 적용했다. 에이닷 전화의 AI 제안 기능은 통화 내용을 바탕으로 일정과 할 일을 추출하고, 에이닷 노트에서는 기록된 내용을 목적에 맞게 정리하는 데 활용된다.

AI 모델을 직접 개발하는 동시에 외부 생태계와의 연계도 강화한다. SK텔레콤은 A.X K1을 API 형태로 제공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전국민AI경진대회와 중소벤처기업부의 ‘모두의 챌린지 AX-LLM’ 등에 참여하는 개발자와 스타트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오픈소스 및 API 전략이 국내 AI 생태계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한다. 자체 모델을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것보다 개발자와 기업이 실제 서비스를 만들고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모델 경쟁력과 활용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SK텔레콤은 향후 A.X 모델을 조 단위 매개변수 규모로 확장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글로벌 AI 시장에서 초대형 모델 경쟁이 이어지는 만큼 모델 규모와 성능을 동시에 끌어올려 글로벌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이 글로벌 빅테크와 단순히 모델 규모로 경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한국형 산업 AI’라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범용 모델과 동일한 경쟁 구도를 만들기보다 한국어와 국내 산업 데이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제조·국방·바이오 등 특정 산업에서 높은 성능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A.X K2를 중심으로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와 음성을 처리하는 멀티모달 AI 라인업도 구축했다. 이미지와 텍스트를 함께 이해하는 ‘A.X K2 VL Light-Preview’와 음성 인식·분석을 지원하는 ‘A.X K2 ALM’, 크래프톤이 개발한 ‘A.X K2 Raon-Speech’ 등이 대표적이다.

A.X K2 VL Light-Preview는 영수증과 논문, 법률 문서 등 이미지 형태의 자료를 분석하거나 산업용 배관 이미지를 해석하는 등 현장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 A.X K2 ALM은 상담과 회의, 현장 음성 등을 분석하는 기술로 고객센터 음성통화 적용 등이 검토되고 있다.

크래프톤은 A.X K2 Raon-Speech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기술을 향후 게임 내 플레이어와 AI 캐릭터 간 자연스러운 음성 상호작용을 고도화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앞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모두의 AI’ 사업에도 참여해 AI 모델과 서비스, 인프라를 아우르는 풀스택 역량을 바탕으로 국민 체감형 AI 서비스 확산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A.X K2 공개가 SK텔레콤의 AI 사업이 기술 개발 중심에서 산업 현장과 서비스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의 성패는 매개변수 규모나 벤치마크 점수 자체보다 제조·국방·바이오 등 실제 고객 현장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비용 대비 효과를 입증하며, 이를 지속적인 매출과 사업 성과로 연결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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