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만에 다시 문 여는 홈플러스… 오늘 가오픈, 13일 정상 영업 '시험대'
22일 만에 다시 문 여는 홈플러스… 오늘 가오픈, 13일 정상 영업 '시험대'
  • 김민지
  • 승인 2026.08.0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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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허가로 DIP 2000억원 확보… 상품 수급·협력사 신뢰 회복이 회생 성패 좌우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7일 전국 핵심 점포를 대상으로 가오픈에 돌입하며 영업 정상화에 시동을 건다. 지난달 13일 전 점포 임시휴업 이후 22일 만이다. 다만 상품 수급이 아직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은 만큼 이번 주말은 본격적인 영업보다 운영 안정성과 물류 상황을 점검하는 준비 기간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날 전국 67개 핵심 점포의 영업을 재개한다. 정식 재오픈은 오는 13일로 예정돼 있다. 회사는 가오픈 기간 동안 상품 입고 상황과 고객 반응, 점포 운영 전반을 점검한 뒤 정상 영업 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영업 재개는 서울회생법원이 지난 5일 약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DIP·Debtor-in-Possession Financing) 조달을 허가하면서 가능해졌다. DIP는 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기업이 영업을 지속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확보하는 자금으로, 법원의 허가를 받아 기존 채권보다 우선 변제권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홈플러스는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납품대금과 물류비 등을 지급하며 협력사와의 거래를 순차적으로 정상화하고 있다.

현재 주요 식품 제조업체와의 납품 협의도 속도를 내고 있다. CJ제일제당과 대상은 직납 방식으로 일부 상품 공급을 재개했으며, 농심 등 다른 제조사들도 공급 일정을 조율 중이다. 자체브랜드(PB) 상품 역시 순차적으로 입고되고 있다.

다만 매장 진열은 아직 정상 수준과는 거리가 있다. 특히 농·축·수산물 등 신선식품 공급이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그동안 홈플러스 신선식품 공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해 온 농협의 납품 재개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사는 다른 협력업체를 통해 물량을 확보하고 있지만, 신선식품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농협과의 거래 정상화가 중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점포 운영은 최소 인력 중심으로 시작된다. 폐점이 예정된 37개 점포 직원들의 전환 배치는 우선 마무리됐으며, 각 점포에는 정상 영업 준비를 위해 약 50~70명의 직원이 투입됐다. 배치되지 않은 직원들은 유급휴직에 들어가며, 장기 휴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순환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온라인 사업도 단계적으로 재개된다. 홈플러스는 정식 재오픈 시점인 13일 전후 20개 점포에서 온라인 배송 서비스를 먼저 시작하고, 이후 최대 59개 점포까지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영업 전략에도 변화가 예고됐다. 홈플러스는 매장을 단층 구조 중심으로 재편하고, 식품과 PB상품, 생활필수품 등 회전율이 높은 품목 위주로 상품 구성을 압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미국 유통기업 '트레이더 조(Trader Joe's)'와 유사한 운영 모델을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운영 전략과 실행 방안은 아직 현장에 충분히 공유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조는 영업 재개 자체에는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현장의 준비 상황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은 "물류 수급은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무리하게 일정을 맞추기보다는 현장의 준비 상태를 충분히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납품업체와의 신뢰 회복과 안정적인 상품 공급 체계 구축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또 법원의 DIP 승인으로 자금이 확보된 만큼 노사 합의에 따라 체불된 6월 임금의 60%가 조속히 지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입점업체와 소상공인들에게 재영업 일정과 운영 계획이 충분히 공유되지 않은 점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통업계는 이번 가오픈이 홈플러스 회생 가능성을 가늠할 첫 번째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 재개 이후 상품 공급이 얼마나 빠르게 정상화되고 소비자들이 다시 매장을 찾느냐에 따라 매출 회복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향후 실적은 법원이 심사할 회생계획안의 실행 가능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제출 및 인가 시한은 오는 9월 4일까지다. 업계에서는 이번 가오픈과 정식 재개장이 협력사 신뢰 회복, 소비자 발길 회복, 매출 정상화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시험무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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