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인공지능(AI)을 미래 국가 성장동력으로 삼고 전국 단위의 초대형 AI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반도체 생산기지를 동시에 확장해 한국을 글로벌 AI 허브이자 AI 연산 수출국으로 도약시키겠다는 전략이다.
SK는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장기 AI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생산기지를 아우르는 투자 규모는 총 2100조원에 달한다.
핵심은 전국 각지에 조성될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다. SK는 2035년까지 총 1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우선 전력과 부지 확보가 가능한 지역을 중심으로 1단계 5GW 규모 시설을 조성한 뒤, 향후 AI 수요 증가에 맞춰 추가로 10GW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AI 데이터센터는 생성형 AI와 로봇, 헬스케어, 교육, 문화 콘텐츠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필요한 대규모 연산 능력을 제공하는 핵심 인프라다. SK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망과 세계 최고 수준의 AI 반도체 생산 역량을 보유한 한국이 글로벌 AI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처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를 위해 전략적 투자 유치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글로벌 고객사 입주 계약 등을 통해 약 1000조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이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울산에 AI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이며, 엔비디아와는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모델인 'AI 팩토리'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도 대규모 투자 청사진을 제시했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총 1100조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 계획을 마련하고 용인·청주·서남권을 연결하는 'AI 메모리 생산벨트' 구축에 나선다.
우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조기 완공을 추진한다. 당초 2045년 완료 예정이던 사업 일정을 대폭 앞당겨 2033년까지 네 번째 팹(Fab) 건설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생산설비 투자까지 포함하면 용인 클러스터에는 총 600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청주 역시 낸드플래시 생산능력 확대와 첨단 패키징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낸다. 신규 팹 건설과 생산장비 도입 등에 약 100조원을 투자해 AI 메모리 공급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장기적으로는 서남권을 새로운 생산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대규모 부지 확보가 가능하고 전력·용수 등 기반 인프라 조성이 용이하다는 점을 고려해 차세대 반도체 생산기지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향후 본격적인 투자에 착수할 경우 총 400조원이 단계적으로 투입될 전망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AI를 통해 사회 전반의 비용 구조를 혁신하고 국민 경제의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생산기지는 대한민국이 AI 소비국을 넘어 AI 연산을 수출하는 국가로 도약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