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항 랜드마크 사옥 추진… 실제 이전 범위 놓고 추가 협의
HMM이 본사 소재지를 서울에서 부산으로 변경하는 절차를 공식 마무리했다. 해운업계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였던 본사 이전 문제가 노사 합의를 거쳐 급물살을 타면서 부산 해양산업 재편에도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HMM은 8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본점 소재지를 부산으로 변경하는 정관 개정안을 의결했다. 안건은 상정 직후 별다른 반대 없이 빠르게 통과됐으며, 주총 참석률은 84%를 넘어서며 특별결의 요건도 충족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달 말 노사가 부산 이전에 전격 합의한 이후 이뤄진 후속 조치다. 회사는 우선 대표이사 집무실을 부산으로 옮긴 뒤 단계적으로 조직 이전 범위와 운영 방식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최원혁 사장은 이날 주총에서 “국가 균형발전과 해양 경쟁력 강화라는 정책 방향에 공감해 부산 이전을 추진하게 됐다”며 “중동 지역 불안과 글로벌 물류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선대 확충과 신규 항로 확보 등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HMM은 최근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와 글로벌 운임 변동성 확대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해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와 최대주주 측이 부산 이전을 국가 해양산업 전략 차원에서 강하게 추진해온 만큼, 회사 역시 장기적 관점에서 정책 기조에 발맞춘 것으로 보고 있다.
HMM 최대주주는 한국산업은행 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로, 두 기관의 지분율을 합치면 70% 수준에 달한다. 정부 의지가 사실상 이전 결정의 배경이 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동안 가장 큰 변수는 노조 반발이었다. 육상노조는 부산 이전이 충분한 협의 없이 추진되고 있다며 노동위원회 조정 신청과 법적 대응까지 진행했고, 총파업 가능성도 거론했다. 특히 영업·금융 기능이 서울에 집중된 현실을 감안할 때 업무 효율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그러나 최근 노사가 기본합의서를 체결하면서 갈등은 일단 봉합 국면에 들어섰다. 노조는 조합원 불이익 최소화와 단계적 이전 원칙 등을 전제로 협상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철 위원장은 “향후 세부 협의 과정에서 조합원 보호가 가장 중요하다”며 “기본합의 내용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단체행동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부산 지역 경제계는 이번 결정을 지역 산업 구조 전환의 전기로 평가하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 는 “단순한 기업 이전을 넘어 해양수도 부산 완성의 상징적 사례”라며 “해운·물류 기업 집적 효과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HMM은 향후 부산 북항 일대에 랜드마크급 신사옥 건립도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SK해운 과 H-Line해운 등에 이어 국내 주요 해운사들의 부산 중심 재편 흐름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실제 이전 규모와 시점, 서울 사무소 유지 여부, 원격·순환 근무 체계 등은 여전히 협의가 필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핵심 영업·금융 기능의 서울 잔류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향후 세부 조율 과정에서 다시 진통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