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1 | 소액임차인 보호, 어디까지 가능한가
Part 11 | 소액임차인 보호, 어디까지 가능한가
  • Korea IT Times 편집국
  • 승인 2026.03.3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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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권 변호사 칼럼

전세사기 이후 주목받는 최우선변제권…선순위 근저당과 임차권등기 앞에서는 보호에 한계

글의 순서

Part 1 | 홍승권 변호사의 "AI가 들어온 법조 현장"

Part 2 | 변호사는 AI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

Part 3 | AI와 변호사의 역할 분담

Part 4ㅣAI 법률상담 시대, 변호사와 AI 협업이 필요한 이유

Part 5ㅣ인공지능 기본법, 무엇이 처벌되나? 과태료 3천만원 적용 기준

Part 6 | 형사전자소송 시작…수사기록 전자화가 관건

Part 7 | 공동대표이사 해임, 원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Part 8 | 보증금 1,000만 원이면 소액임차인일까…상가 ‘환산보증금’이 기준

Part 9 | 부동산 등기에 공신력이 없다?

Part 10 | 가계약금 냈는데 계약이 깨지면? 반환 범위와 해제 기준

Part 11 | 소액임차인 보호, 어디까지 가능한가

 

글 홍승권 | 판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skh@law-pan.com)

전세사기 피해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이후 임차인 보호 제도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권’은 경매 절차에서 임차인이 다른 채권자보다 먼저 보증금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한 중요한 안전장치다. 다만 이 제도가 모든 임차인을 보호하는 것은 아니다. 아래에서 간단히 살펴보겠다.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각각 일정 금액 이하의 보증금으로 임차한 사람을 ‘소액임차인’으로 규정하고, 임차 건물이 경매에 넘어가더라도 매각 대금에서 다른 담보권자보다 우선하여 일정 금액을 변제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이를 ‘최우선변제권’이라 한다.

소액임차인 기준, 보증금만 보면 안 된다

구체적인 기준은 각 법률의 시행령에서 정하는데, 지역별로 그 기준이 다르다.
현재 서울특별시에서는 주택임대차의 경우 보증금 1억 6,500만 원 이하인 임차인이 소액임차인에 해당하며, 그중 5,500만 원까지 최우선 변제를 받을 수 있다. 상가건물임대차의 경우 환산보증금이 6,500만 원 이하인 경우 2,200만 원까지 최우선 변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상가건물임대차의의 경우 환산보증금을 기준으로 한다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환산보증금이란 보증금에 월차임의 100배를 더한 것을 말한다. 즉,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50만 원인 상가라면 환산보증금은 1억 원(5,000만 원 + 50만 원 x 100)이 되어 소액임차인에 해당하지 않게 된다.

소액임차인이 아니어도, 대항요건을 갖춘 임차인은 배당 절차에서 후순위 채권자보다 앞서 변제받을 수 있지만, 선순위 근저당권이 있다면 그 채권이 먼저 변제된 이후의 잔액만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 소재 아파트에 시세 5억 원짜리 주택을 보증금 2억 원에 임차했다고 가정해 보자. 임차인은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마쳤다. 그러나 그 이전에 이미 채권 최고액 3억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다. 해당 주택이 경매에서 4억 원에 낙찰된다면, 근저당권자가 먼저 3억 원을 가져가고 나면 임차인에게 돌아올 몫은 1억 원에 불과하다. 보증금 2억 원 중 1억 원을 고스란히 잃게 될 위험에 처하는 것이다. 물론 임차인은 여전히 임대인에게 나머지 1억 원을 청구할 수는 있다.

임차권등기 뒤에 들어온 임차인은 보호받기 어렵다

이와 관련해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최근 임차권등기명령신청에 의한 임차권등기의 이용이 크게 늘고 있다. 임차권등기명령신청은 임대차가 종료된 후 임차인이 퇴거한 이후에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임차권을 등기하는 제도다. 문제는 이 등기가 설정된 주택에 새로운 임차인이 다시 들어오는 경우다.

임차권등기명령은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정도로 재정 상태가 악화되었음을 의미하는 신호다. 그럼에도 일부 임대인은 낮은 보증금을 제시하며 다시 임차인을 모집하고, 새로운 임차인은 보증금이 적으니 소액임차인으로 보호받을 것이라고 믿고 계약을 체결하곤 한다.

그러나 옳은 판단이 아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 3 제6항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6조 제6항에 따르면, 임차권등기명령의 집행에 따른 임차권등기가 경료된 주택 혹은 건물에 임차한 임차인은 소액임차인이라 하더라도 최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없다. 임차권등기가 설정된 시점 이후에 입주한 임차인은 아무리 소액임차인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최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위 사례에서 임차권 등기에 기하여 경매가 이루어진다면 자칫하면 새로운 임차인은 보증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소액임차인 보호 제도는 분명 유용한 장치지만 만능은 아니다. 계약 전에는 반드시 등기부등본을 열람해 선순위 근저당권과 임차권등기 설정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임차권등기가 이미 설정된 건물이라면 소액임차인 보호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

저자소개
홍승권은 법률사무소 판의 대표변호사다. 민사·형사 소송은 물론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법적 쟁점을 다루고 있다. 기술, 재산권, 규제 정책과 관련한 법률 동향에 대해서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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