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AI 매출 200억 달러 차이…엔비디아 투자기업 IPO 철회
OpenAI 매출 200억 달러 차이…엔비디아 투자기업 IPO 철회
  • 정연수
  • 승인 2026.10.10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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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연환산 매출 집계 방식 논란, 퍼머스 50억 달러 상장 무산…AI 기업가치 평가에서 실제 매출과 사업 실행 능력 부각

 

엔비디아가 투자한 호주 AI 인프라 기업 퍼머스(Firmus)의 데이터센터 관련 시설. 퍼머스는 투자자들의 기업가치 평가와 사업 실행 위험에 대한 우려 속에 50억 달러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철회했다. / 사진=Firmus

AI 기업의 성장 전망과 기업가치를 둘러싼 금융시장의 검증이 구체화되고 있다. 오픈AI(OpenAI)의 연환산 매출이 기존에 알려진 700억 달러보다 200억 달러 적은 500억 달러에 근접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엔비디아가 투자한 호주 AI 데이터센터 기업 퍼머스(Firmus)는 50억 달러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철회했다. 9일 관련 보도에 따르면 두 사건은 각각 매출 집계 방식과 미래 사업가치 평가에서 투자자들이 확인해야 할 문제를 드러냈다.

오픈AI는 매출 감소가 확인된 사례가 아니라 서로 다른 집계 기준에서 나온 수치가 비교된 경우다. 퍼머스는 현재 운영 실적과 향후 사업계획에 비해 높은 기업가치를 제시하면서 투자자의 충분한 수요를 확보하지 못했다. 두 사건의 성격은 다르지만 AI 기업의 성장 전망을 평가하려면 발표된 숫자의 산정 근거와 실제 사업 성과를 구분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OpenAI 매출 200억 달러 차이, 집계 기준이 달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투자자들에게 제공된 재무자료를 인용해 오픈AI의 9월 말 기준 연환산 매출이 약 500억 달러에 접근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일부 언론이 전한 700억 달러보다 약 28.6% 낮은 수준이다. 로이터도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통해 약 500억 달러라는 수치를 확인했다. 오픈AI는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차이의 주요 원인은 오픈AI와 경쟁사 앤트로픽(Anthropic)의 매출 집계 방식이다. 앤트로픽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구글클라우드 등 클라우드 파트너를 통한 판매 매출을 포함하지만, 오픈AI는 이를 같은 방식으로 반영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자들이 두 회사의 매출을 직접 비교하기 위해 수치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차이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연환산 매출(annualized revenue run rate)은 특정 기간의 매출을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지표다. 일반적으로 최근 한 달 매출에 12를 곱하는 방식으로 계산하며,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의 현재 사업 규모를 파악하는 데 사용된다. 그러나 실제 연간 인식 매출이나 현금 유입액과는 구분해야 한다.

이번에 확인된 두 수치의 차이는 오픈AI의 매출이 실제로 200억 달러 감소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매출 집계 범위가 다른 수치를 비교한 결과이므로, 이 차이만으로 성장률의 둔화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 정확한 평가는 동일한 기준으로 산정한 기간별 매출과 실제 인식 매출, 영업비용 및 현금흐름이 공개돼야 가능하다.

특히 AI 기업의 기업가치를 매출 배수로 평가할 경우 집계 기준은 중요한 변수다. 직접 고객매출과 클라우드 파트너를 통한 판매를 어떻게 반영하는지에 따라 외형적 성장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매출이 빠르게 늘더라도 모델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컴퓨팅 비용을 감안하면 실제 수익성은 다를 수 있다.

Firmus IPO 철회, 미래 사업가치에 투자자들이 제동

오픈AI의 매출 집계 논란과 비슷한 시기에 호주에서는 AI 데이터센터 기업의 대규모 상장이 무산됐다. 엔비디아와 코튜 매니지먼트(Coatue Management), 블랙스톤(Blackstone) 등이 투자한 퍼머스는 9일 50억 달러 규모의 IPO 계획을 철회하고 비상장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상장이 성사됐다면 호주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의 기업공개가 될 예정이었다.

퍼머스는 주당 11호주달러의 공모가격을 제시해 자기자본가치를 약 306억 달러로 평가받으려 했다. 이는 8월 초 자금조달 당시 평가액인 105억 달러의 약 세 배다. 회사는 자체 에너지·냉각 기술을 활용한 모듈형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으며, 현재 멜버른과 싱가포르에서 데이터센터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추가로 계획한 다섯 곳은 초기 개발 단계에 있다.

회사가 제시한 목표는 향후 5년 안에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연간 50억 달러의 이익을 달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현재 운영 중인 시설과 향후 건설해야 할 시설의 규모를 비교하면서 사업 실행 능력과 기업가치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단기간에 기업가치가 세 배 가까이 높아진 반면 대규모 데이터센터 개발 실적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블랙워틀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Blackwattle Investment Partners)의 조지프 코(Joseph Koh)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로이터에 퍼머스가 향후 사업계획이 거의 완벽하게 실행된다는 전제에서 높은 가격을 요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단계에서 미래 사업의 실현 가능성을 충분히 확신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퍼머스는 시장 변동성과 공모 조건이 회사의 장기 성장 전망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판단해 상장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에는 높은 기업가치뿐 아니라 대규모 자금 수요와 사업 실행 위험 등 회사 고유의 요인이 작용했다. 따라서 이를 AI 데이터센터 산업 전체에 대한 투자 거부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퍼머스 사례는 계획된 데이터센터 용량과 미래 이익 전망이 곧바로 현재의 기업가치로 인정받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장기 계약이나 건설계획이 있더라도 시설 완공과 실제 가동, 고객 사용량, 전력·냉각 비용, 차입금 상환능력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오픈AI와 퍼머스의 사례는 AI 기업가치 평가에서 서로 다른 두 가지 문제를 드러낸다. 오픈AI에서는 이미 발생한 매출을 어떤 기준으로 측정하는지가 쟁점이었고, 퍼머스에서는 아직 실현되지 않은 사업계획을 현재 기업가치에 얼마나 반영할 수 있는지가 문제였다.

AI 모델 개발기업은 고객 증가와 연환산 매출을 성장의 근거로 제시하지만, 실제 수익성을 판단하려면 추론 비용과 클라우드 사용료, 고객 확보 비용을 함께 살펴야 한다. 데이터센터 기업은 계약된 용량과 예상 매출뿐 아니라 실제 가동률과 운영비용, 감가상각비, 이자비용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부채를 활용한 대규모 설비투자에서는 사업이 성장하더라도 투자금 회수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두 사건만으로 AI 투자 열기가 꺾였다고 결론 내릴 근거는 부족하다. 다만 매출 집계 방식에 따라 성장 규모가 달라지고, 미래 사업계획에 대한 높은 기업가치 평가가 투자자의 동의를 얻지 못한 사례가 잇따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AI 기업의 가치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것은 발표된 투자액이나 계약 규모만이 아니다. 매출은 어떤 기준으로 계산됐는지, 예정된 시설은 실제로 가동되는지, 확보한 고객이 얼마를 지불하고 그 매출에서 얼마가 남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오픈AI와 퍼머스의 사례는 AI 산업의 성장 전망을 실제 매출과 현금창출 능력으로 검증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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