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사용하는 물을 줄이고 재이용하는 방식으로 수자원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능력이 확대될수록 용수 수요도 커지는 만큼 물 확보와 재이용을 생산 경쟁력의 한 축으로 관리하겠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9일부터 11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국제물주간 2026’에 참가해 수자원 절감 및 재이용 성과와 향후 계획을 소개한다.
회사는 지난해 국내 사업장에서 하루 평균 약 17만톤의 용수 사용을 절감했다. 이는 약 55만명이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생활용수 규모다. 2018년부터 누적 절감량은 지난해 기준 3억337만톤으로, 당초 목표였던 2억6400만톤을 이미 넘어섰다. 올해 누적 절감량은 3억2900만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물 사용량 자체를 줄이는 동시에 한 번 사용한 물을 다시 활용하는 비중도 높이고 있다. 용수 재이용량은 2022년 4788만톤에서 지난해 7359만톤으로 4년 만에 약 54% 증가했다.
사업장별로도 물 순환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이천사업장은 폐수 재이용 시설을 통해 하루 9만4400톤의 재이용수를 생산해 대기오염 방지시설 등에 공급한다. 청주사업장은 2023년 국내 반도체 업계 최초로 외부 하수처리 재이용수를 산업용수로 도입했다.
폐수 처리 과정에도 고도화된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오존산화장치와 활성탄, 다단 응집·침전 시스템 등을 활용해 오염물질을 줄이고 있으며 추가적인 처리 기술과 설비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산업의 생산라인 증설과 함께 안정적인 용수 확보가 갈수록 중요한 경영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제조공정은 대규모 용수를 필요로 하는 데다 생산시설이 밀집된 지역에서는 물 부족이나 가뭄 등 외부 환경 변화가 생산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대응해 국내외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시설 투자를 늘리는 상황에서 물 재이용률을 높이는 것은 신규 취수원을 확보하는 것과 함께 장기적인 생산 기반을 안정화하는 수단으로 평가된다. 환경 규제 대응뿐 아니라 지역사회와의 수자원 갈등을 줄이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국제물주간에서 ‘Water Loop’를 주제로 물의 취수부터 사용, 재이용, 방류까지 이어지는 순환 구조를 소개한다. 수자원 절감과 재이용뿐 아니라 생태계 보전 활동도 함께 알릴 예정이다.
안성천 일대에서 진행 중인 ‘ECOSEE 시민과학 프로그램’도 대표적인 사례다. 시민들이 식물과 조류, 수생생물을 직접 조사하고 데이터를 축적하면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전후의 생태계 변화를 관찰하는 방식이다.
SK하이닉스는 2030년까지 누적 6억톤의 수자원을 절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생산공정 개선과 재이용 확대를 동시에 추진해 반도체 생산 증가에 따른 물 사용량 증가 부담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