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일본 키옥시아 ‘최대주주’ 올라섰다
SK하이닉스, 일본 키옥시아 ‘최대주주’ 올라섰다
  • 정소연
  • 승인 2026.08.11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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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도시바 인수 참여가 결실… SK하이닉스, 키옥시아 지배력 확대

SK하이닉스가 8년 전 일본 낸드플래시 사업에 베팅하며 넣었던 투자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직접 키옥시아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은 아니지만, SK하이닉스가 투자한 특수목적회사(SPC)가 기존 최대주주였던 도시바를 제치고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메모리 반도체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경쟁사인 키옥시아에 대해 사실상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키옥시아가 10일 도쿄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베인캐피털 계열 투자회사인 BCPE Pangea Cayman2는 키옥시아 지분 14.19%를 보유해 최대주주가 됐다. 반면 기존 최대주주였던 도시바의 지분은 14.48%에서 14.12%로 낮아졌다.

지분율 차이는 크지 않다. 그러나 주목할 부분은 베인 SPC2와 SK하이닉스의 관계다. SK하이닉스는 이 SPC가 발행한 전환사채(CB)를 보유하고 있다. 해당 CB는 SPC2가 보유한 의결권 대부분을 사실상 SK하이닉스가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따라서 현재 법적인 주주 명의는 SPC에 있지만, 향후 조건이 충족돼 CB가 전환되면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이번 변화는 SK하이닉스가 2018년 선택한 투자 구조와 맞닿아 있다. 당시 도시바는 메모리 사업을 매각했고, 베인캐피털이 주도한 한·미·일 컨소시엄이 약 2조엔 규모로 도시바 메모리 사업을 인수했다. SK하이닉스도 컨소시엄에 참여하면서 두 개의 SPC를 통한 투자를 단행했다. 이 가운데 다른 SPC에 대한 투자는 올해 정리됐지만, SK하이닉스가 투자한 SPC2는 남아 있다.

결과적으로 도시바가 보유 지분을 조금씩 줄이는 사이 SK하이닉스가 투자한 SPC의 지분은 그대로 유지됐고, 결국 최대주주 자리가 뒤바뀌었다.

업계가 이번 지분 구조 변화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키옥시아의 몸값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

키옥시아는 과거 메모리 업황 침체와 상장 지연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AI 투자 확대와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로 분위기가 급변했다. 특히 AI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고성능 연산용 HBM뿐 아니라 대규모 데이터를 저장하는 낸드플래시와 SSD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키옥시아는 차세대 메모리 생산 확대를 준비하는 한편 대규모 투자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경쟁 관계에 있는 글로벌 낸드 업체의 지분과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적지 않다.

다만 ‘최대주주’라는 표현만으로 SK하이닉스가 당장 키옥시아 경영권을 장악했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CB를 보유하고 있을 뿐 직접적인 키옥시아 의결권을 행사하는 상태는 아니다. CB를 실제 주식으로 전환하고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관련 국가의 경쟁법·외환·대외무역 관련 절차를 거쳐야 한다. 특히 일본 정부가 자국 핵심 반도체 산업의 지배구조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할 가능성도 변수로 꼽힌다.

또 SK하이닉스는 2018년 투자 당시 키옥시아의 별도 동의가 없는 한 2028년까지 키옥시아 의결권을 15% 이상 보유하지 않기로 약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최대주주 변경이 곧바로 경영권 행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번 사례는 SK하이닉스가 8년 전 확보한 투자 옵션의 가치가 메모리 산업 환경 변화와 함께 다시 부각되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AI 메모리 시장에서 HBM을 중심으로 실적을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 2분기에는 매출 79조3187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냈다. AI용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낸드와 SSD 시장 역시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의 수혜 분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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